이베이 '빅스마일데이', 누적판매량 2억508만 달성..."경쟁력 제고에 성공"
네이버·신세계 공동인수 추진 소식에 인수전 재가열
인수 성공시 점유율 30% 넘는 '초대형 연합군' 탄생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이베이코리아의 본입찰이 6월 초로 예정된 가운데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로 막판 몸값 올리기에 나섰고, 신세계와 네이버는 공동인수 형태로 후보자 대열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강상태였던 인수전이 다시 달아올랐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G마켓과 옥션, G9에서 진행한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 '빅스마일데이'에서 9일 동안 총 1780만 개의 제품을 판매했다.

행사에 참여한 판매자는 역대 최다 인원인 3만여 명으로 기존과 달리 전체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확대하며 제품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빅스마일데이는 쉽게 구매할 수 없었거나 가격이 부담스러운 제품을 할인된 가격 혹은 추첨식으로 구매하는 행사로, 2017년부터 7회에 걸쳐 누적 판매량 2억508만 개를 달성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며 지난해 5월 행사 대비 거래액이 17% 급증했다. 일평균 방문자 수도 22% 늘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김태수 이베이코리아 영업본부장은 "할인 쿠폰을 활용해 고가의 가전제품이나 자녀를 위한 용품에 통 큰 소비를 하는 고객이 많았다"라며 "특히 상품 판매를 넘어 라이브커머스, 래플딜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함께 제공한 점이 독보적인 차별화를 이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가 지난 18일 성황리에 마무리되면서 이베이는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몸값 올리고자 하는 소정의 목표를 달성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당초 이달로 예정되어 있었던 이베이코리아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본입찰 일정이 모두 미뤄지자, 인수 후보자들이 회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마켓의 성장 가능성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말이 나왔다.

빠른 배송에서는 쿠팡, 신선식품에서는 마켓컬리, 젊은 소비층 잡기에서는 카카오 등 유통업계의 신흥 강자들에게 경쟁력이 모두 밀린 탓에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베이의 M&A(인수·합병) 가격이 줄어들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던 이유"라면서 "이번 행사로 다시 한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수조원대 규모의 기업 가치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위기 속 기회 찾기'를 강조한 이래 이커머스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온라인 여성패션 편집몰 'W컨셉'을 인수했고, 현재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오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이러한 호조세에 신세계와 네이버도 인수 대열에 공동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를 함께 인수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가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두 회사는 "확정된 것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양사가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동맹을 맺은 만큼 공동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최소 3조원에서 최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면서 양사가 투자 부담을 나누고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는 묘수를 꾀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신세계의 입장에서 네이버와의 맞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뿐만 아니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오의 인수전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수조원대 자금 부담을 나눌 동맹 기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신세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초대형 이커머스 연합군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의 이커머스 거래액은 27조원, 신세계 SSG닷컴은 3조9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이베이코리아의 18조원까지 합치게 된다면 3사의 거래액은 50조원에 달하며 국내 시장 총 점유율 30%를 훨씬 상회하게 된다.

최근 뉴욕증시 상장으로 시장을 뒤흔들었던 쿠팡이 지난해 거래액 24조원과 점유율 13%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네이버와 신세계가 쿠팡보다 두 배 넘는 영향력을 갖추는 셈이다.

요기오 인수전에는 GS리테일과 MBK파트너스 등 자금력이 풍부한 경쟁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한다 할지라도 옥션과 G마켓 등 기존 오픈마켓의 형태는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이 네이버(17%)를 선두로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롯데온(5%)이 그 뒤를 잇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오픈마켓들의 플랫폼 전략을 다각화하는 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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