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증시 상장 LX홀딩스 등락 반복...증권가 "성장 전략 등 중기적 관점서 견조한 흐름 예상"
지분 정리·사명 변경·공정위 승인 넘어야 완전한 독립 및 독자 경영체제 진입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LG의 인적분할 신설 지주사 LX홀딩스가 오늘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며 첫 발을 뗐다.

재계에서는 이 상장으로 구본준 LX 회장의 독자경영 체제가 공고해졌지만, 완벽한 홀로서기를 위해서 사명 변경과 계열 분리, 지분 정리 등 3가지의 숙제를 풀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7일 LX홀딩스는 공식 출범을 알린 지 약 26일 만에 주식 시장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리며 장을 열었다. 이날 보통주 7628만690주와 우선주 146만5285주가 상장했다.

주가는 장 초반 오름세를 이어가다 오후에는 등락을 계속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초가 1만2450원을 시작으로 장중 1만4300원(12.59%)까지 올랐던 주가는 결국 4.35% 하락한 1만210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증권가는 이러한 혼조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핵심 자회사의 사업 성과와 구체화될 성장 전략 등을 고려하면 분할 이후 중기적 관점에서 견조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앞서 LG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를 분리해 신설 지주사 LX홀딩스를 설립했다.

LG상사의 자회사 판토스도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상장이라는 큰 산을 넘은 LX는 이제 완전한 계열분리를 위해 남은 과제를 푸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구본준 회장과 조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의 지분 정리다.

현재 구광모 회장은 LX 지분 15.95%를, 구본준 회장은 LG 지분 7.72%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아직 구체적인 정리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현재 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상대 회사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두 회장이 맞교환을 택하게 되면 구광모 회장은 LG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고, 구본준 회장은 LX의 최대주주로서 독자 경영 체제를 굳힐 수 있게 된다.

앞서 LG에서 GS가 독립했던 2005년에도 LX홀딩스와 같은 인적분할이 단행됐고, 주식 재상장 이후 맞교환 방식으로 지분이 정리됐다.

변수는 주가 수준에 따라 교환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LX홀딩스의 주가가 낮을 때 맞교환이 결정되면 구본준 회장은 LG 지분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 LG광화문 빌딩 [사진=LG상사]
​서울 종로구 LG광화문 빌딩 [사진=LG상사]

사명 변경도 숙제다.

LX의 주력 기업인 LG상사는 당초 사명을 'LX글로벌'으로 바꾸겠다고 결정한 뒤 상표 출원까지 마쳤지만, 최근 'LX인터내셔널'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새로운 사명을 정한 상태다.

LG하우시스는 LX하우시스, 실리콘웍스는 LX세미콘, LG MMA는 LX MMA, 판토스는 LX판토스 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했다.

공식적인 변경 발표는 다음달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계열사들은 주총 승인이 끝난 후 오는 7월부터 LX 상호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분리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LX는 홀로서기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규제당국의 분리 심사를 비롯해 기타 행정적인 절차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LX는 계열사별 역량과 노하우를 끌어모아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3일 구본준 회장은 출범사를 통해 "LX홀딩스에 속한 자회사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인테리어 자재, 화학 소재 MMA, 포워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라며 "우리 안에는 1등 DNA와 세계를 무대로 하는 개척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LG상사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친환경과 전자상거래 등 7개의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새로 추가한 만큼 구본준 회장의 신산업 드라이브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LX는 LG광화문빌딩 일부 층을 본사로 사용할 예정이며, 6월 중으로 건물에 LX로고를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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