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해커 비트코인 지갑 암호 풀어...보안·통제 우려 증가
비트코인, 3만3000달러 아래로 떨어져...지난 1월 28일 이후 처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세다.

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오전 10시 5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35% 하락한 3만2666달러(약 3644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3일 4만 달러에 육박했던 것을 고려하면 일주일 사이 약 18%가량 하락한 셈이다.

또한, 비트코인 가격(종가기준)이 3만3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하락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같은 시각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55% 내린 3750만5000원에 거래됐다.

다른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1코인당 37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미 경제 전문매체 CNBC는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영향이 주요했다고 분석했다.

CNBC는 "FBI가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을 노린 해커에게 지급된 몸값 대부분을 회수하면서 가상자산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CNBC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업체인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은 지난달 러시아에 기반을 둔 해커조직인 `다크사이드`의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고, 해커의 요구대로 440만 달러(약 49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75개를 `몸값`으로 지급했다.

이후 FBI는 콜로니얼파이프라인과의 협조를 통해 해커들이 가져간 비트코인을 추적했고, 해커의 비트코인 지갑 중 하나의 비밀번호를 풀어 상당액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FBI는 230억 달러(약 25억원)에 달하는 63.7비트코인을 회수했다.

CNBC는 이러한 소식으로 비트코인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던 보안성이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가상자산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개인과 개인의 전자화폐 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예컨대 국가기관, 금융기관의 규제를 받지 않고 개인 간의 거래·사용이 가능한 전자화폐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FBI가 해커의 비트코인 지갑의 암호를 풀어내면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의 몸값 회복은 가상자산이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