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SK이노, 국내 최대 전시회서 성능·안정성 검증된 차세대 배터리 선봬
'인력 양성' 촉구하며 선두주자 면모 보여...전영현 삼성SDI 사장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서 참관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최대이자 아시아 3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1'의 막이 오르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패권이 본격화됐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삼총사들은 잇따라 첨단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선도의지를 드러냈다.

◇ 하이니켈부터 4원계 배터리까지...삼총사의 '빅드림'

9일 오전 '인터배터리 2021'가 서울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전시회에 참여한 229개 글로벌 기업 중 최대 관심이 쏠린 곳은 LG와 삼성, SK였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을 첨가한 4원계 배터리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와 실리콘 옥사이드 음극재, 안정성 강화 분리막 등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극대화한 기술을 선보였다.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4원계 NCMA다.

기존에 상용화된 3원계와 달리 값이 비싼 니켈과 코발트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알루미늄의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력과 성능 등 두 토끼를 잡은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와 함께하는 삶의 생생한 순간'을 주제로 전기차와 IT,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기 운송수단 등 각 분야의 전용 배터리를 선보였다.

이중 5세대 배터리인 '젠5'(Gen5)는 전면에 전시돼 이목을 끌었다.

이는 니켈 함량이 88% 이상인 하이니켈 기술을 접목한 배터리로, 1회 충전에 6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시 부스에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과 포드의 F-150을 전시하며 자사 배터리의 안정성과 빠른 충전 속도, 장거리 주행성능을 강조했다.

특히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은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배터리인 NCM9를 탑재해 주목을 받았다.

NCM9 배터리는 니켈 비중을 약 90%까지 높인 배터리로 높은 주행거리와 안전성을 인정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이밖에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제조한 분리막과 Z폴딩 기법(제조공정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로 분리막이 지그재그로 지나도록 한 기법) 등을 소개하며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증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들의 올 1분기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 21.6%(2위), 삼성SDI 5.2%(5위), SK이노베이션 5.2%(6위) 순이다. 국내 3사가 전 세계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셈이다.

9일 삼성SDI의 부스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관계자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인력 양성 미룰 수 없다"...한 목소리로 우려 전달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등 주요 국가와의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인력 양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과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부사장) 등은 전시회 부스를 돌아본 후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인터배터리 2021를 주최한 산업통상자원부의 문승욱 장관이 참석해 기업들의 고충을 들었다.

이날 한국전지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삼성SDI 전영현 사장은 "이차전지(배터리)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조만간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문승욱 장관은 "기업들이 핵심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인력에 관한 말을 많이 했다"라며 "(뿐만 아니라) 소재 확보를 위한 정부 협업 등의 건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달 발표할 예정인 'K배터리 산업발전 전략'에 업계 건의를 최대한 담아 기업들이 활력 있게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에 참석해 SK이노베이션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석 SK이노베이션 배터리마케팅 본부장, 문승욱 장관,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대표. [사진=SK이노베이션/연합뉴스]

한편 배터리 3사는 향후 투자 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미국에 배터리 셀 공장이 없는 삼성SDI는 미주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라고만 답하며 정확한 시기와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미국 포드와 세운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의 투자 진행과 관련해 "몇 군데를 놓고 조율하고 있다"라며 "최종 부지는 미국과 합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미국 외 다른 국가에 투자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준비하고 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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