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업확대·한국형 UAM 구축 본격화...정의선 회장 "다양한 이동수단 만드는 기업 될 것"
한화시스템도 '에어택시' 집중한 기술협력 가속도...김연철 대표 "전략적 투자 단행할 계획"

[사진=현대차 HMG저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그룹이 UAM(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UAM은 별도의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를 사용한 이동수단으로, 지상의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해 줄 뿐만 아니라 여행·화물·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적용할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현대차와 한화는 지금부터 채비에 나선 모습이다.

기술력을 키우거나 협업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프라와 서비스를 망라한 UAM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 현대차, 한·미 투 트랙 전략...2028년 도심형 UAM 상용화 예정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가 미래에 총 사업 중 30%를 UAM에 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4일 피포지(P4G) 정상회의에서도 "도심항공모빌리티, 로봇, 수소트램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룹의 전략은 관련 사업을 한국과 미국으로 이원화해 2026년까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항공시스템(UAS)을 운용하는 것이다.

이후 2028년에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모델을 출시하고, 2030년에는 인접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협력과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서울시와 UAM의 성공적 실현 및 생태계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한국판 생태계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이들은 이착륙장(버티 포트)을 건립하고 한국형 UAM 로드맵 및 'K-UAM' 실증 사업 등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신재원 현대차 UAM 사업부 사장은 "UAM 발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라며 "글로벌 메가시티인 서울시와 협력해 대한민국이 세계 UAM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미국 현지에 2025년까지 약 74억달러(한화 8조1417억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전기차와 UAM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NASA) 출신인 신재원 사장을 비롯해 항공업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 2월 미국의 항공우주산업 전문가 벤 다이어친을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영입했고,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콘셉트 내용 [사진=현대차 HMG저널]

◇ 에어택시에 꽂힌 한화, '협력의 귀재'로 재탄생

한화그룹의 UAM사업은 한화시스템의 주도로 굴기가 거세지고 있다. 주요 전략은 '협업'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27일 영국의 UAM 인프라 전문기업 '스카이포츠'(Skyport)와 에어택시 인프라 개발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추진해 에어택시 등 관련 기술이 접목된 미래 운송수단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두 회사는 택시처럼 빠르고 편리한 탑승과 하차가 가능한 '심리스(Seamless)' 기술을 함께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개인항공기 전문기업 오버에어(Overair)와 손을 잡고 에어택시 기체 '버터플라이'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오는 2024년 버터플라이의 기체 개발이 마무리되면 2025년 국내에서 서울-김포 노선 시범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동일하게 사업 거점을 확대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10일 한화시스템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UAM 서비스 법인을 설립해 사업 거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소식을 발표한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향후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UAM 표준 제정과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UAM 서비스 사업 추진은 향후 글로벌 시장 선도를 위한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화시스템은 올해부터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 내년에는 구체적인 성과를 확보하고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계획과 빠른 실행력으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전략적 투자도 단행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3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이중 4500억원을 UAM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2030년까지 관련 매출로 11조4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시스템의 에어택시 기체 '버터플라이' [사진=한화시스템 제공/연합뉴스]

한편 업계에서는 UAM 시장이 커지면서 두 회사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UAM 사업이 2040년 1조5000억달러(약 1750억원)로 성장할 것이며 그중 여행 분야는 8510억달러(약 946조원), 화물 운송시장은 4130억달러(약 459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연구업체 포르쉐컨설팅도 오는 2035년까지 전 세계 시장 수요가 약 1만6000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약 25년 안에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견된다는 의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UAM 시장은 해외에서도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만큼 현대차와 한화의 행보는 주목해볼 만하다"라며 "기업들의 노력이 계속된다면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세계는 머지않아 우리 현실에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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