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달라질 여행시장 환경에 대비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
7월부터 일부 국가와 '트래블 버블' 현실화 땐 여행 수요 증가 예상
가격보다는 안전 최우선으로 하는 여행문화 확실하게 자리잡을 것

정부가 9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을 본격 추진하기로 한 9일 오후 서울의 한 여행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9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을 본격 추진하기로 한 9일 오후 서울의 한 여행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긴 잠에 빠져있던 여행업계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고 해외여행 빗장이 조금식 풀리면서 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1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아웃바운드 전문 여행사들은 정부의 조건부 해외여행 허용 발표 이후 와해된 조직을 추스르며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한편 코로나 이후 달라질 여행시장 환경에 대비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백신 1차 접종자가 1000만명을 넘기고, 7월부터는 일부 국가와의 트래블 버블도 현실화하게 되면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여행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자가격리 문제도 점차 해소돼 여행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뒤 2주가 지나 출국했다가 입국할 때 검역 과정에서 음성으로 나오고 기침·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없다면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때맞춰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 괌, 사이판, 몰디브, 프랑스, 폴란드의 경우에는 백신접종 증명서류를 제출하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없었던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는 입국 시 제출하는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음성 확인서를 백신접종 증명서로 대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해외여행 활성화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섣부른 정상화 기대는 실망감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발생 후 문을 닫은 여행사가 900곳에 육박하고, 이미 많은 직원들이 업계를 떠나 있어 복귀한다 해도 여행시장이 리듬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여행소비자들이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각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가 증가하는 것도 여행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0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카운터가 해외 출국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카운터가 해외 출국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최석채 색다른여행사 대표는 "코로나19 긴 터널에서 벗어난다는 희망과 기대감은 있지만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해외여행이 전면 허용된다고 해도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정상화까지는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무엇보다도 고사 직전의 여행업계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급선무“라며 ”고용유지지원금 확대와 연장은 물론 여행업도 반드시 손실보상법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도 지난달 25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줄도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행업계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KATA는 성명을 통해 여행업 생존을 위해 여행업 피해보상이 포함되는 손실보상법 제정,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여행업 생존 지원, 신속한 백신접종으로 여행산업 복원, 코로나19 종식까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등 4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고사 직전까지 갔던 여행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여행 문화 만들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비대면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잡아 코로나19에 따른 통제가 완화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염두에 둔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 필요성에 업계가 공감하고 있다.

이같은 업계 분위기에 대해 최 대표는 ”당분간은 아이슬란드 같이 현지 인구가 많지 않은 국가 또는 여행자들이 몰리지 않는 한적한 여행지가 주요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지 가이드는 물론 운송수단과 숙소 등을 고를 때도 가격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여행문화가 확실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