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및 영업이익 증감률, 전체 외형 등 3개 지표 모두 농심에 앞서
지난해 1분기 농심에게 내줬던 3개 지표 열세 고스란히 되갚아...‘설욕’

【뉴스퀘스트=민경종 기자】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2위 오뚜기가 지난해 1분기 농심에게 당했던 3개 지표의 열세를 고스란히 되갚으며 설욕전을 승리로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오뚜기의 영업실적이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감률, 전체 외형 규모 등 3개 부문에서 1위 농심을 모두 앞서는 양호한 성적표를 시장과 투자자에게 내민 것.

이는 라면사업 한부분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가진 농심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잘 구축해놓은 오뚜기의 6개 사업부 포트폴리오가 적절한 타이밍에 빛을 발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 1분기 매출증가율, ‘오뚜기 4.0% vs 농심 –7.7%’...전체 외형 우위도 되찾아

각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종속기업(해외법인 포함) 실적을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양사의 올 1분기 매출은 오뚜기가 약 671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6455억원 대비 4.0% 성장했다. 

반면에 농심은 약 6344억 원의 매출에 그쳐, 전년 동기 6877억원 대비 약 532.6억 원이 줄어 7.7% 가량 역 성장해 대조를 보였다. 즉, 매출증가율 측면에서 오뚜기에게 약 11.7%포인트 가량 뒤처지는 부진한 성적을 올린 것. 

이 같은 결과는 양사의 매출액을 구성하는 사업부문간 매출액 포트폴리오 차이, 특히 양사 공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라면(면제품)류 판매 성적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농심의 경우 1분기 전사 총매출액 중 약 79%의 비중(매출에누리 공제 전 수치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라면사업 매출이 지난해 1분기 5432억에서 올 1분기 5010억 원으로 약 422.6억 감소한 점이 전사 외형을 532.6억원 가량 역 성장시키는데 결정적 단초를 제공했다.

또한 약 15.8%의 비중을 갖고 있는 스낵류 매출도 35.6억원이 줄었고, 11.7% 비중의 켈로그·츄파춥스 사업부 매출도 124.1억 원이 줄어 전사 외형 감소에 힘을 보탰다.

다만, 백산수 등 음료사업부 매출만 홀로 117.1억원 가량 증가해 눈길을 모았지만 상기 3개 사업부의 매출감소분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오뚜기는 라면(면제품), 양념소스, 건조식품, 유지류 등 총 6개 사업부의 매출액 비중이 13.5%~28.2%씩 골고루 포진돼있어, 특정 1개 사업부 성적의 일희일비에 좌우되지 않는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가 위력을 발휘, 외형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는 오뚜기도 농심과 마찬가지로 28.2%로 가장 높은 비중을 가진 라면(면제품)류 매출이 1892.8억 원을 기록, 지난해 1분기 1984.9억원 대비 약 92.1억 원이 줄었지만 약 15.1% 비중을 가진 유지류 사업부문이 271.8억원 가량 늘어난 데다, 15.2%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양념소스류 매출도 93.5억원이 증가해 라면과 건조식품류의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아 전사 외형을 성장세로 이끌어 대조를 보였다.

특정 사업부가 부진한 영업상황에 직면했을 때 잘 짜여진,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가 어떠한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힘입어 오뚜기는 지난해 1분기 농심에게 역전 당했던 매출 총액(외형) 부문도 우위를 되찾았다.

지난 2018년 이후 올해까지 역대 1분기 총매출액을 비교해보면 오뚜기가 줄곧 우위를 보이다가 지난해 1분기에 농심이 코로나19 특수와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짜파구리’ 효과 등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세를 시현해 오뚜기를 421억 가량 앞서는 지각변동을 일으켰었다. 

하지만 올 1분기엔 오뚜기가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에 힘입어 농심을 약 368억 원 가량 앞서며 우위를 되찾아왔다. 이 대목에서 반격을 노리는 농심의 전략과 승부수가 과연 무엇일지 궁금증이 이는 부분이다.  

■ 영업이익 감소율, ‘오뚜기 12.3% vs 농심 55.5%’...오뚜기 ‘선방’

외형에 이어 손익에서도 오뚜기의 선전이 빛났다. 비록 양사 모두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 절대수치는 줄었지만 감소율에서 농심을 앞서는 성적을 거둬 선방을 펼친 것. 

양사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오뚜기가 전년 동기 570억원 대비 약 12.3% 감소한 502억 원을 시현한 반면, 농심은 전년 동기 636억원 대비 무려 55.5%나 급감한 283억 원에 그쳐, 약 43.2%포인트 차이나는 부진한 성적표를 시장과 투자자에게 내밀었다. 

더불어 올 1분기 영업이익 절대 수치에서도 오뚜기가 전년 동기 64억원 열세를 만회하고 오히려 219억 원의 우위를 연출해냄으로써 손익에서도 농심보다 좋은 결과를 기록했다.  

이처럼 농심의 손익 급감은 매출비중이 약 79%에 달하는 라면의 매출이 감소한데다 주요 원자재인 소맥(밀)과 팜유의 올 1분기 국제 시세가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7.8%와 56.3%나 급등해 원가율을 끌어올렸지만 소비자 판매가격은 동결한 점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매출원가율이 지난해 1분기 66.8%에서 올 1분기엔 69.8%로 2.9%포인트나 늘었고, 판매관리비율 역시 23.9%에서 25.8%로 1.8%포인트 증가함으로써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삼성증권 조상훈 연구원은 분석보고서에서 농심에 대해 “우려했던 기저부담의 초입”이라며 “국내외 라면 판매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밀가루와 팜유 등 원재료 국제시세와 각종 비용 상승에 따라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오뚜기는 매출원가율에서는 농심과 마찬가지로 약 1.8%포인트 상승했지만, 판관비율에선 9.5%에서 9.1%로 약 0.4%포인트 절감을 시킨 점이 농심보다 나은 손익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으로 보인다. 

이로써 올 1분기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 감소율, 총매출액 등 3개 지표 모두 농심보다 양호한 성적을 일궈낸 오뚜기가 ‘완승’을 거뒀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 여름철을 겨냥해 '진비빔면' 판매에 집중하고 있고, 올초에 출시한 HMR 라면인 '라면비책'의 꾸준한 판매로 하번기에는 좀 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또한 당사는 타 라면사와는 다르게 라면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편식 호조 등으로 인해 좀 더 긍정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출증가율과 손익, 총 외형까지 지난해 1분기 농심에게 빼앗겼던 우위를 되찾아온 오뚜기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인지, 또 농심은 어떤 승부수를 앞세워 반전을 노릴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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