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인플레 우려에 금리 조기인상키로...3개월만에 내부 분위기 바뀌어
파월 의장 "테이퍼링 논의 시작했지만 아직 먼 이야기...정책 변경시 미리 시장에 알릴 것"

미국의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4월 전월보다 0.7% 오르며 2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사진은 미국 뉴욕의 한 상점 앞에 줄선 소비자들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금리'를 유지했지만 빠른 경제 회복세에 금리 인상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길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어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나 지금 시점에서 관련 조치를 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후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지난해 3월 1.00~1.25%에서 한 차례 인하 조치를 취한 이래 제로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백신 접종으로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감소하고 경제 활동과 고용 지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금리 인상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경제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5.0% 급등하는 등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지난 4월 전월보다 0.7% 오르며 2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때문에 연준은 이날 2023년까지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별도로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8명 가운데 13명은 2023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고, 그중 11명은 초소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위원 7명은 2022년에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2023년까지 금리인상은 없다'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던 지난 3월 회의와 달리 3개월 만에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금융시장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 '테이퍼링' 논의도 시작됐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연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매달 800억달러 규모의 국채와 400억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다만 실제 테이퍼링 관련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훨씬 이후의 상황"이라며 통화정책을 변경할 경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미리 시장에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연준은 물가 상승세가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 과정에서 빚어진 공급망 병목 현상과 수요 폭발 등에 따른 일시적인 문제라며 당분간 경제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FOMC가 추후 열릴 정례회의에서 경제 진전 상황을 계속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연준의 조치가 우리 금융시장에 일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여러 변동 가능성에 차분히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이 나왔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7일 "이번 FOMC 결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됨에 따라 우리 금융시장도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며 "실제 통화정책 기조가 전환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파급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관련 동향을 살피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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