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코인빗 이어 빗썸도 코인 정리 나서
"대규모 정리는 계획하고 있지 않아" 선 그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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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이른바 `잡코인`으로 불리는 소규모 가상자산들의 상장 폐지가 도미노 현상처럼 번지고 있다.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코인빗에 이어 2위 거래소인 빗썸도 상장 폐지 대열에 합류했다.

앞서 빗썸이 지난달 28일 코인 1종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었던 만큼 잡코인에 대한 거래 지원 중단이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이날 오전 11시 38분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애터니티(AE), 오로라(AOA), 드래곤베인(DVC), 디브이피(DVP) 등 코인 4종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거래 지원의 종료는 해당 코인의 상장 폐지를 의미한다.

빗썸은 거래 지원 종료 배경으로 "재단의 소명 내용을 포함해 검토했으나 향후 사업방향이 불투명하고 상장 유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빗썸 가상자산 투자유의 지정 정책에 따라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빗썸은 아픽스(APIX)와 람다(LAMB) 등 코인 2종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빗썸은 아픽스에 대해 "최근 사업 및 개발 진척 사항이 확인되지 않고 자체 플랫폼 운영만 유지되는 상태에서 시세의 계속적인 하락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람다의 경우 "계속적으로 시세가 크게 하락하고 있으며, 사업 및 프로젝트 진행 현황에 대해 재단과 확인 중이나 재단과 연락이 되지 않아 이에 대한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의 투자 유의 종목 지정 정책에 따르면 빗썸은 공지한 날로부터 30일간의 유예 기간을 통해 당해 가상자산에 대한 재단의 소명, 계획 등을 검토하고, 종목에 대한 투자 유의 지정 해지 혹은 거래지원 종료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빗썸은 이날 공지를 통해 시장 우려와 달리 대규모 정리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빗썸은 "최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신고를 앞두고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사유 불명의 투자유의종목 지정 및 거래지원 종료가 진행되고 있다"며 "빗썸은 과거부터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상장시와 동일한 엄격한 내부 기준에 의해 투자유의종목 지정 및 거래지원 종료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줄 수 있는 대량 거래지원 종료와 투자유의종목 지정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투자유의종목 및 거래지원 종료 일정 안내. [사진=빗썸 홈페이지 캡처]

최근 업비트발 대규모 코인 정리 사태가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원화마켓에서 5개 종목에 대해 코인 거래를 중단하고, 25개의 종목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어 코인빗도 지난 15일 가상자산 8종에 대한 거래 지원을 종료하고, 28종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공지했다.

이처럼 일부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 지원 중단 혹은 투자 유의 종목 지정은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거래소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가상자산거래 관리방안`을 발표한 이후 이와 같은 `코인 정리`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금법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오는 9월 24일까지 자격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를 마쳐야 영업할 수 있다.

부실한 코인이 많을수록 심사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거래소들의 코인 정리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의 수가 많을수록 걸러내야 하는 코인도 많아진다"며 대규모 정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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