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저금리 기조에 임대차 2법 등 영향으로 반전세나 월세 전환 이어져…매매가 상승세도 계속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 시세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2년 동안 단 한 주도 내리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 시세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2년 동안 단 한 주도 내리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최근 수년간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세값 마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전세시장에서는 집소유주들이 저금리로 인한 수익저하에 따라 기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집없는 이들의 설움이 더해지고 있다.

이에 하반기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24일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의 1분기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2억9225만원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6억63만원, 수도권 4억1136만원,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는 2억25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서울 강남지역 11개구 아파트의 전세가는 지난해 말 6억7431만원에서 올해 3월 말 7억905만원으로 약 4000만원 올랐고, 강북(14개구)지역도 상승세를 이어가 4억7727만원까지 상승했다.

특히 세종시 아파트 전세 전세 중위가격은 3억4500만원으로 경기도(3억415만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

전세가격의 상승은 계속되고 있는 정부의 저금리 기조와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 도입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저금리가 계속될 경우 전세보증금으로 인한 이자보다 월세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집 주인들은 기존 전세를 반전세와 월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로 인해 전세 매물이 부족해져 그나마 남은 전세매물이 급등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높은 전세가격을 못 견딘 서민들이 서울을 떠나 주변 수원이나 용인 등 수도권으로 이주하면서 이 지역 전세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전국 아파트의 중위 가격도 3개월 전의 4억3561억원보다 3000만원 이상 상승한 4억6999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서울지역 아파트는 9억6480만원이었으며, 수도권 6억9366만원, 5대 광역시는 2억9528만원을 기록했다.

서울·강남 아파트값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서울·강남 아파트값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한편,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경실련)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 재임 4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93% 올랐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경실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 평당 2061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시세는 4년 만에 1910만원(93%)이 올라 올해 5월에는 평당 시세가 3971만원에 달했다.

30평형 아파트로 환산할 경우 6억2000만원있었던 집이 4년만에 11억9000만원으로 올라, 약 2배 정도 오른 것을 나타났다.

이와 관련 경실련은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이 미미했다는 왜곡된 통계를 제시해 잘못된 공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경실련이 여러 번 주장한 것이라 비생산적 논쟁인 것 같아 따로 입장자료는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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