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규제 완화 이전까지 회복 어려울 것" 전망 이어져
채굴 난도도 하락...중국 이외 소재 채굴업체 보상 증가 기대

사진은 이탈리아의 비트코인 채굴기에 연결된 케이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중국 정부가 가상자산 채굴업체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서자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의 채굴 능력이 1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27일 가상자산 정보매체인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해시레이트(hashrate·해시율)는 초당 104엑사해시(EH/s)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초 이후 최저치에 도달한 셈이다.

비트코인 채굴이란 전 세계의 방대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복잡한 수학 연산을 수행하고, 그 보상으로 비트코인 등 디지털화폐를 받는 행위를 이야기한다.

이때 네트워크에 동원되는 연산력의 총합을 해시율로 측정한다.

해시율이 높다는 것은 연산 처리 능력이 향상돼 더 빠른 채굴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반대라면 그만큼 채굴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인데스크는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글래스노드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로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 해시율 하락이 가속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류허 중국 부총리가 비트코인 단속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 전 해시율은 180EH/s 수준에 달했다.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플랫폼인 비트오다는 해시율이 다음달 19일~20일경에 85EH/s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시율이 다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비트코인 생산의 절반 이상을 떠받치고 있던 중국 채굴업체를 충족시킬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기반을 둔 채굴업체 비트리버의 이고르 루네츠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거나 채굴기를 배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해시율이 바로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중국 내 많은 채굴업체는 중국 정부가 채굴을 다시 허용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가상자산 1인 미디어인 우슈오블록체인도 "중국 채굴업체 일부가 카자흐스탄과 북미 지역에 옮겨가며 비트코인 해시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중국의 정책이 완화되지 않는 한 6개월 만에 130EH/s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채굴업체들이 고성능 컴퓨터를 동원해 풀어야 할 수학 연산의 난도도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비트코인은 블록 2016개가 생성될 때마다 수학 연산의 난이도를 바꾸도록 설계됐는데, 2주에 한 번꼴로 자동 조정된다.

이는 비트코인 블록이 생성되는 간격을 평균 10분 정도로 맞추기 위한 것이다.

이때 생산 속도가 10분보다 빠를 경우 비트코인 채굴 난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중국의 채굴 단속으로 많은 채굴업체가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면서 블록 제작 시간이 증가하고 채굴 난도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매체 더블록은 "지난달 14일 조정된 이후 비트코인 블록의 평균 생산 시간은 약 12.9분으로, 30%가량 더 느려졌다"면서 "전반적인 난도와 해시율의 폭락은 최근 세계 2대 광산 거점이었던 중국 신장 자치구와 쓰촨성 채굴장 폐쇄 여파를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의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채굴업체들은 다음 조정 후 채굴 부문에서 더 많은 보상(비트코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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