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FOMC서 '先 MBS 축소·後 국채 감축' 논의...모기지 금리 3.5%→3.02% 역대 최저치로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국채에 앞서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규모부터 줄이는 '2단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인사들이 주택시장 과열에 더 많은 기름을 붓지 않기 위해 MBS 구매 축소를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장기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와 MBS를 사들이고 있다.

이는 미 경기 부양을 뒷받침하려는 양적완화 조치로, 세부적으로 미 국채 월 800억달러와 MBS 월 400억달러를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WSJ에 따르면 연준 주요 인사들은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조치를 2단계로 나누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연준 인사들은 국채보다 MBS 매입을 먼저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연준이 MBS를 사들이면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점에 주목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해 월 3.5% 수준이었던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주 기준 3.02%로 낮아졌다. WSJ는 이를 '역대 최저'라고 표현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MBS 매입이 계속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자산매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와 부작용을 낳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스턴 연은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도 지난달 5일 "지금 모기지 시장에 많은 지원은 필요 없다"라며 2단계 테이퍼링 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계획이 실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연준 내부에서도 단계적 테이퍼링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이날 28일(현지시간) MBS 매입과 관련해 "모기지 금리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최근 비슷한 의견을 밝혔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직 이 문제에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적이 없다.

WSJ가 인용한 미 수석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MBS 매입을 줄임으로써 주택시장을 식힐 수 있을지 의심된다"라며 "아직 연준은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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