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경제총량서 美 추월 기대…신속한 의사결정·역량집중이 원천, 빈부격차·불평등은 과제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의 집권 공산당이 7월 1일 창당 100주년을 맞이한다.

중국이 공산당 지도 하에 2019년 건국 70주년을 맞이한데 이어 이제는 미국을 넘어 G1이 될 날을 받아 놓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적을 대내외에 공개할 기념비적인 날을 맞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1일을 전후해 엄청난 경축 행사들이 전국 곳곳에서 준비돼 있다.

이처럼 지금은 성대한 100주년 경축 행사로 대륙을 떠들썩하게 만들고는 있으나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출범 당시만 해도 규모가 아주 단출했다.

당원이 지금의 9300만 명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53명에 불과했다.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최초의 전당대회인 제1차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한 초창기 지도자의 수는 더 적었다.

고작 13명이었다. 게다가 당의 살림도 엉망이었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이 생전에 당시를 회상하면서 거지 정당과 다름없었다고 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집권당이 되는 꿈을 꾸기는커녕 당시 최대 정당인 국민당과 대적하는 것조차 버거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공산당은 1949년 10월 1일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건국을 선포함으로써 불가능한 일을 고작 28년 만에 현실로 만들었다.

1978년 12월 개혁, 개방 정책 도입을 도입한 이후에는 45년여 동안이나 중국을 쉼 없이 쾌속 발전시켜 G2의 반열에 올려놓는데도 성공했다.

지금은 아무리 늦어도 2035년까지는 경제 총량에서 미국을 추월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산당의 주도 하에 지난 100년 동안 상전벽해가 과언이 아닐 만큼 완전 환골탈태한 중국의 위용은 단순히 경제 총량에서만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다.

질적으로도 미국과 비견될 만큼 대단하다.

2020년 말 기준의 디지털 경제 규모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8.6%라는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2005년의 2.6%와는 아예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연말까지 3조50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외환보유고나 매년 수천억 달러씩 쌓이는 무역흑자의 존재마저 더할 경우 공산당의 위상은 거의 극강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공산당이 100년 만에 기적을 창조한 데는 말할 것도 없이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단연 결정적인 것은 역시 공산당의 전형적 특징인 의사 결정의 신속함과 역량을 한곳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한 시스템을 아닐까 싶다.

이데올로기의 유연성 역시 이유로 부족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공산당 하면 도그마(독선)라는 단어로만 설명이 가능한 정당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그러나 지난 1978년 개혁, 개방 정책 실시 이후의 공산당은 이런 도그마와는 상당한 거리가 난다.

‘흑묘백묘론’과 ‘선부론(능력이 있으면 먼저 부자가 되라는 이론)’ 등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금세기 들어 공산당이 꾸준히 강조해온 애국주의도 나름 한몫을 단단히 했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 젊은이들에게 이게 먹히도록 꾸준히 노력한 것은 완전 신의 한수라고 해도 좋다.

지금은 MZ세대의 선배나 후배들에게도 이 구호가 기가 막히게 먹히고 있다.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문예 공연에 참석한 당 최고 지도자들. 앞줄 중간에 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의 모습이 보인다.[사진=신화(新華)통신 제공]

사회 전반적인 부패의 만연에도 당정 최고 지도부를 비롯한 상류층이 부를 완벽하게 독점하지 않는 현실도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이외에 공산당이 4차 산업 혁명의 쓰나미에 제대로 올라타도록 경제 주체들을 효율적으로 리드한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어떤 면에서는 미국보다 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을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 G1으로 달려가는 길이 완전한 꽃길일 수만은 없다.

그때까지 온갖 경제, 정치, 사회적 현안들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공산당을 괴롭히게 되는 것은 거의 필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격차를 꼽을 수 있다.

혹자는 사회주의 국가에 무슨 빈부격차가 있느냐고 할지 모르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거의 경악 수준이라고 해야 한다.

부의 불평등을 말해주는 지수인 지니계수(1로 갈수록 빈부격차는 심함)가 0.5를 넘는다는 사실만 봐도 좋다.

빈부격차의 현실이 간단치 않은 한국의 0.35보다 훨씬 높다.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빈부격차와 불평등 심화에 따른 농민 및 노동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내지는 민심 이반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역시 사회 전반을 혼란으로 견인할 위험 요소라고 단언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이틀 앞둔 지난 2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 정문에서 누군가의 방화로 보이는 불이 난 것은 이로 보면 결코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수년 전부터 전국을 열풍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애국주의와는 완전 반대되는 젊은 층의 냉소주의 등 역시 공산당에게는 극복해야 할 걸림돌이라고 해야 한다.

굳이 다른 사례를 꼽을 필요도 없다.

최근 이른바 탕핑(躺平.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빈둥거림) 문화가 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현실을 봐도 좋다.

공산당 아니라 그 이상의 권위도 부정하겠다는 자세가 분명히 엿보인다고 할 수 있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부패 문제 역시 해결하지 않으면 곤란한 걸림돌로 손색이 없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집권한 지난 2012년 가을 이후 줄기차게 추진한 '부패와의 전쟁'을 통해 어느 정도 뿌리는 뽑았으나 근절됐다고 하기는 어려운 탓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변호사 천(陳) 모씨는 “중국에서 관리의 권한은 상상을 불허한다. 만약 조금만 통제가 느슨하면 부패의 창궐은 불 보듯 뻔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대만 및 홍콩,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티벳자치구의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한 서방과의 마찰도 간단한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차이나 포비아(공포)라는 단어까지 낳고 있는 글로벌 반중 정서도 더할 경우 중국 공산당의 앞길에는 꽃길이 아닌 완전 가시밭길이 놓여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다.

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을 필두로 하는 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최근 시간만 나면 회의를 개최,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 현재까지 이룩한 성과로 볼 때 중국 공산당의 미래는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이라고 단언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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