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S).지배구조(G)보다는 환경(E)에서 점수 낮아...일단 환경개선에 주력하는 분위기
엔씨소프트 3월에 ESG경영위원회 설치...넷마블도 조만간 설치 예고
넥슨도 적극 검토하는 가운데 중견 게임사들도 속속 참여

[그래픽=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경제, 산업, 사회 전반에 걸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이에 동참하는 이른바 `ESG 바람`이 불고 있다.

게임업계의 ESG 바람은 국내 게임업계 맏형인 `엔씨소프트`가 선두에서 이끄는 가운데 중견 게임사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사회와 직접 소통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지난 3월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면서 ESG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대변했다.

엔씨소프트가 쏘아 올린 ESG 경영의 필요성은 현재 업계 전체로 퍼지고 있다.

우선 넷마블은 지난 5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하반기 내로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예고했다.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국내 게임개발사인 펄어비스가 지난달 ESG 경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조직 내에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게임사 가운데 최초다.

여기에 형제기업인 컴투스와 게임빌도 본격적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 중으로 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넥슨 역시 "경영전략 차원에서 ESG 경영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앞다퉈 ESG 경영이 속속 뛰어들고 있어, 향후 게임업계의 ESG 지표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국내 ESG 등급을 평가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B+ 등급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상장사 가운데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 웹젠 등이 B등급, 넥슨지티가 C등급으로 뒤를 이었다.

항목별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은 사회공헌(S)과 지배구조(G)에서 B~B+ 등급을 받았지만, 환경(E) 부문에서 D 등급으로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는 S, A+, A, B+, B, C, D의 7개로 구분되는데, 환경 부문에서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셈이다.

한국지업재배구조원 관계자는 "게임·IT업계가 그동안 환경 부문에 관심이 부족했던 것은 물론 내부적으로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조직이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업계 전체가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컴투스]
컴투스는 지난 6월 ‘서머너즈 워’ 7주년을 기념해 글로벌 NGO환경재단과 함께 환경 보호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컴투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국내 게임사들은 환경 부문에 초점을 맞춰 ESG 지표를 개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신사옥인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를 설계 단계부터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인증을 목표로 건립하기로 했다.

넷마블 또한 새로 완공된 신사옥 `지타워`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빗물을 조경수로 사용하고, 조경수를 청소용수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췄고, 태양광·연료전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도 설치됐다.

건물 시스템 개선만이 아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컴투스와 게임빌은 말 그대로 두 팔 걷고 직접 행동에 나선 바 있다.

하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임직원 및 가족들과 함께 하천 정화 작업에 나서며 생태 관련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컴투스는 올해 자사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의 7주년을 기념해 글로벌 NGO 환경재단과 함께 환경 보호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환경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해왔다.

게임사들이 기존 문화재단 등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들도 확대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AI(인공지능) 윤리를 핵심으로 선정, 올해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가 최근 공식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AI 프레임워크` 시리즈다.

`AI 프레임워크`는 엔씨소프트가 ESG 경영 핵심 분야 중 하나인 `AI 시대의 리더십과 윤리`를 위해 준비한 연중 기획 프로젝트다.

하버드대학교·스탠포드대학교·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세계적인 석학과의 토론을 통해 AI 시대 리더십과 윤리 개선, AI 기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방향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 또한 넷마블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사회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게임문화체험관을 만들고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게임에 대한 사회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게임 콘서트` 등 다양한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2020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사회공헌상을 수상한 선데이토즈는 올해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지원활동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선데이토즈는 `학대 및 방임 아동 문화 및 정서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오는 8월 자사 게임 이벤트를 통해 관련 지원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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