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각국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에 가상자산 휘청
"비트코인, 3만달러 지지선 무너지면 급락할 것"...2만달러 초반까지도
캐시 우드 "장기적으로 토대 마련하는 중"...낙관론 유지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디저털 달러` 도입 추진 발언이 비트코인 시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이 이러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후 비트코인이 약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14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이 디지털 결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조사 결과를 담은 연구보고서를 오는 9월 초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발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연준의 노력을 가속하는 핵심 단계"라고 밝혔다.

연준 차원에서 디지털 달러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디지털 달러가 생긴다면 스테이블 코인도, 가상자산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화 등 기존 법정화폐와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가상자산이다.

같은 날 유럽중앙은행도 디지털 유로화 도입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재무설계 회사인 MJP 웰스 어드바이저의 브라이언 밴딩(Brian Vendig) 사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해당 분야에서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 사용 중인 디지털 자산의 평가액이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 자산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빛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오전 11시 4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57% 내린 3만1913달러(약 3640만원)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3만1175달러(약 3560만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04% 오른 3761만9000원에 거래됐다.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3700만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1000달러선까지 밀려나자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매체인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은 3만달러(약 3430만원)대에 매물이 많이 몰려있어 이 선이 무너지면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이후 비트코인이 3만달러~4만달러(약 3430만원~4570만원)의 비교적 큰 범위에서 거래됨에 따라 많은 투자자가 3만달러선에서 저가 매수를, 4만달러선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이 3만달러를 향해 하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보분석 업체 제네시스 볼러틸러티의 그레그 마가디니(Greg Magadini) 최고경영자(CEO)는 "지지 혹은 저항선이 무너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새로운 수준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므로 투자자들은 신속하게 위험을 회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도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를 하회하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트레이더 미카엘 반데 포프(Michael van de Poppe)는 "비트코인이 3만2400달러 수준을 유지하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최종적으로 지켜내야 하는 지지선이 3만1000달러~3만1500달러까지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약 이 지지선마저 잃는다면 2만9000달러(약 3310만원)와 2만4000달러(약 2740만원)가 다음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꼽히는 아크인베스트의 캐시 우드(Cathie Wood)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견고한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이라며 반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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