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 연구 결과...중국 채굴 비중↓
카자흐스탄 6배 증가, 3위로 성장...미국도 4배 증가
"중국 단속에 녹색 채굴지 폐쇄"...탄소 배출 증가 우려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에 대해 본격적인 규제에 나서면서 채굴업체들이 카자흐스탄으로 대규모 이주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채굴업체의 이동이 오히려 탄소 배출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대안금융센터의 연구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비중이 대폭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점유율은 지난 2019년 9월 기준 75.5%에서 올해 4월 46%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카자흐스탄의 점유율은 1.4%에서 8.2%로 6배 증가하며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으로, 4.1%에서 16.8%로 늘었다.

CNBC는 "이는 중국 당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본격적으로 단속하기 전에 다수의 채굴업자가 인접 국가인 카자흐스탄으로 이주를 하고 있었던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채굴업체들의 이주는 앞으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규제 당국이 올해 5월 자국 내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겠다고 천명한 이후 6월 중국 내 90%의 채굴업체들이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쓰촨성의 한 비트코인 채굴장. [EPA/연합뉴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채굴업체들의 이주가 탄소 배출량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핵심은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전력이 어떻게 생산되는가이다.

미국의 석유산업 리서치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중국 전체 발전량에서 수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17%이다.

가상자산 전력 분석 기업인 디지코노미스트를 감독하는 알렉스 드 브리스는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사용하는 수력 발전의 양은 중국 및 다른 지역에서 석탄 사용의 영향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쓰촨성은 수력발전이 활발한 지역으로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지 2위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의 단속으로 쓰촨성 지역의 비트코인 채굴장이 전면 폐쇄되면서 경고등에 불이 켜진 것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카자흐스탄의 경우 전체 전기의 87%가 화석 발전을 통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채굴 산업은 주로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체 전력의 90%에 달하는 양이 채굴에 사용됐다.

제2의 채굴국가인 미국에서도 일부 채굴업체들은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뉴욕 북부지역의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그리니지 제너레이션 홀딩스는 지난 2017년 석탄공장을 천연가스 공장으로 전환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탄소배출권을 통해 상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포춘은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단속함으로써 지구상에 몇 안되는 녹색 채굴지를 제거했다"며 "석탄 발전의 비중을 높이고, 어쩌면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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