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3위기업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TSMC는 일본에 공장 설립 검토
삼성은 평택캠퍼스 3라인 가동 앞둬...미국 투자지 결정은 인센티브 고려해 신중한 모습

반도체 제조공정을 살펴보는 대만 TSMC 직원의 모습 [사진=TSMC]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선두주자 TSMC와 재수생 인텔이 '몸집 키우기'에 본격 돌입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계 2위인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M&A·투자 가리지 않는 경쟁사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의 주요 경쟁사들은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통해 반도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3년 만에 파운드리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민 인텔은 제조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6%를 기록하고 있는 3위 기업이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경제개발청과 협력해 총 40억달러(약 4조5890억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이 인수를 성사시킬 경우 계약 규모는 300억달러(약 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인텔은 200억달러(약 23조원)를 들여 미 애리조나주에 신규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파운드리 업계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만 TSMC도 일본 등 주요 거점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일본에서 첫 신규 공장 건설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고객 수요를 고려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TSMC는 올해부터 3년간 1000억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해 회사의 주요 반도체 시설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20억달러(13조원) 규모의 애리조나주 파운드리 생산라인도 착공 수순에 접어들었다.

인텔의 아일랜드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사진=인텔]

◇ '미국 새 공장' 향배에 관심 쏠리는 가운데 "서두를 필요없다"는 분석도 나와

경쟁사들의 각축전에 삼성전자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올 1분기 기준 TSMC가 점유율 55%로 1위, 삼성전자가 17%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양사의 격차는 38%포인트에 달한다.

인텔이 인수를 검토하는 글로벌파운드리는 같은 기간 점유율 7%를 차지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점유율 수치로만 봤을 때 삼성전자는 추격자 기업에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TSMC와의 격차가 글로벌파운드리와의 격차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에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부지 선정을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테일러 독립교육구(ISD)에 세제 혜택을 신청하면서 텍사스주 외에 애리조나 인근 굿이어와 퀸크리크 지역, 뉴욕의 제네시카운티 등을 후보지로 꼽았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는 오스틴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주력 파운드리 생산시설이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삼성전자가 미국 공장 건설에 있어 급할 게 없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이 현재 건설하고 있는 국내 평택캠퍼스 3라인(P3)에 대규모 파운드리 생산라인 1개를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쫓기듯 미국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 7나노미터(nm)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라며 "인텔이 단숨에 점유율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기술 경쟁력을 따라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미국 주정부의 인센티브를 충분히 끌어내기 위해 급하게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체급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적정한 시기에 투자 세부내용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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