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칩셋·AP 등 주요 반도체 바닥 드러내...2분기 평균가 5% 상승에 출하량 10% 감소

삼성전자의 갤럭시 S21 울트라 2종 [사진=삼성전자/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반도체 대란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강타하면서 제조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출하 규모를 줄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동차·PC·가전에 이어 스마트폰 업계도 충격 가시권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주요 부품을 반년치 가량 사전 구매해온 관행 덕에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곳간이 바닥을 보이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부품은 4세대(4G)·5세대(5G) 칩셋과 전력관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이다.

이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중국의 샤오미는 지난 2월 인도에서 신제품 '홍미노트 10'을 공개하며 희망가를 161달러(약 18만원)에 책정했지만, 현재 이 제품은 원가보다 8% 높은 174달러(약 2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앞서 루웨이빙 샤오미 부사장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단순 부족이 아니라 극도의 부족 상태"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평균 스마트폰 도매가는 약 5% 상승했다. 지난 수년간 가격 상승폭은 2% 안팎을 유지했다.

생산 및 출하량을 줄인 기업들도 있었다.

구글은 스마트폰 '픽셀 5a'를 미국과 일본에서만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샤오미는 지난 4월 출시를 예고한 '미 11 울트라'의 생산을 지난달까지 미루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스마트폰 강자들도 타격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WSJ는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생산자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분기보다 20% 가량 준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스마트폰 산업의 80% 이상은 부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당초 삼성전자가 2분기에 약 6500만대의 휴대폰을 출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부품 부족 여파로 이중 700만대 생산하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샤오미 스마트폰 '미 11 울트라' [사진=샤오미]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직전 분기보다 10% 감소했다.

상반기 출시된 신제품 수도 310개로 작년 동기(370개)보다 18% 가량 감소했다.

연초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앞서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올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가 전년 동기보다 20%, 2019년 1분기보다 4% 높았다고 발표했다.

공급 대란의 여파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의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회사의 2분기 총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늘었지만 스마트폰 관련 매출은 3% 이상 감소했다.

반도체 대표주자까지 공급을 수요에 맞추지 못하면서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도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

WSJ가 인용한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하반기(7억6100만대)에 비해 1.3% 증가한 7억71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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