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및 관세부담 원인...중국 체리자동차와 협력 접고 조만간 파산 신청
내주 입찰 마감인데 인수의향서 제출한 곳 없어...다른 후보군 '자금력'도 의문

미국 자동차 유통기업 HAAH오토모티브가 중국 체리자동차와 함께 만든 차량 브랜드 '반타스'(VANTAS) [사진=HAAH오토모티브]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 찾기가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을 목전에 두고 미궁에 빠졌다. 유력 인수 후보자가 '파산 수순'에 돌입하면서다.

20일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유통사 HAAH오토모티브(이하 HAAH)는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접고 조만간 파산 신청을 할 예정이다.

듀크 헤일 HAAH 창업주 및 최고경영자(CEO)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체리자동차와 만든 반타스(VANTAS)와 티고(T-GO)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자동차·부품 등 전 분야에서 수익이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당초 HAAH는 체리자동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을 반조립 상태로 수입해 조립한 뒤 미국 대리점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었다.

매체는 회사가 미중 무역 마찰과 관세 부담 등의 제약을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HAAH가 공식 설립된 지난 2014년 미국의 중국차 관세율은 2.5% 수준이었지만,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출범으로 갈등이 고조되면서 25%까지 급증했다.

중국 완성차 기업과 손을 잡으며 사태를 극복하려 했지만 바이든 현 행정부까지 대중 압박을 가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판매 전략을 담당하던 임원들이 최근 줄줄이 퇴사하면서 내실이 흔들린 것도 파산에 이른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이달 30일 공개 입찰을 마감해야 하는 쌍용차의 속내는 복잡해지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자가 사실상 사라졌고, 아직 입찰에 응한 인수 후보자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다는 의미다.

쌍용차의 다른 인수 후보군으로는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와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자금 동원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들이 실제 입찰전에 모습을 드러낼지 미지수라고 보는 분위기다.

현재 쌍용차의 공익 채권(약 3900억원)과 이후 투자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최소 8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의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 측은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 공개 입찰 마감을 비롯해 매각 일정이 잇따라 지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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