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온 원로의 겸허한 고백록

[사진=휴먼앤북스(Human&Books)]
류재양 장로 회고록 '물댄 동산 마르지 않는 샘' 표지. [사진=휴먼앤북스(Human&Books)]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물댄 동산 마르지 않는 샘』은 성경 이사야서(58장 11절)에 나오는 구절이다.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 류재양은 이 제목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물 댄 동산 마르지 않는 샘>은 인생길의 의미이다. 삶이 찬란한 행복이 아니라 눈물 흘리고 가야 하는 골짜기 길, 고난, 역경, 슬픔, 시련, 눈물의 길을 통과해야 강해지고 성숙해진다.

거기에는 희망이 있고 기쁨을 경험하게 한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모하여 가까이 하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삶이다. 눈물 골짜기도 주께 힘을 얻고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으면 넉넉히 통과하여 물 댄 동산 마르지 않는 샘에 이르게 된다.

샘은 생수의 근원이며 마음과 몸을 정화하는 장소이고 기운을 북돋아 주고 회복과 풍요와 은총과 축복의 상징이며 ‘오아시스’ 표시이기도 하다. 물이 풍부하여 초목이 무성하고 아름다운 동산,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 하나님이 베푸시는 영육간의 풍성한 은혜를 주시며 주의 백성에게 기업으로 주신 주의 땅 하나님이 권고하는 동산이다.”

저자 류재양은 1936년생으로 경북 경산에서 가난한 농사꾼의 장남으로 태어나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전기기계판매 업계에 투신, ‘양전사’라는 회사를 창업해서 성공했다.

이후 생업을 견고하게 세우는 삶과 교회를 섬김에 최선을 다했다. 이 책은 하나님의 섭리와 신비적인 기적과 체험으로 지금까지 오게 하신 발자취를 기술한 회고록이다.

저자는 자녀손들이 이 회고록을 읽고 지혜로운 삶을 살기를 바라며, 독자들은 필자의 거친 파고를 넘어온 인생길을 흥미롭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신비적인 신앙 체험이 잘 드러나 있으며, 진실되게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는 기독교인의 헌신적인 자세가 가감없이 표현되어 있다.

만호 류재양 장로는 1936년 12월 10일 경상북도 경산시 용성면 송림리 399번지(송림길1)에서 출생했다.

송림리에는 1903년 아담스(安義窩) 선교사가 설립한 송림교회가 있었고 저자는 어린 시절 송림교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하였다. 어린시절 암울하고 황망한 국권상실의 격동기에 민족말살정책에 압제 당하고 침탈과 억눌림에 살다가 1945년 8월 15일 조국해방을 맞이하여 희망의 나라를 되찾는 환희와 기쁨을 맛보았다.

꿈많은 소년기에는 6·25 민족상잔의 비극과 피난민들과 판자촌도 보았으며, 학창시절 목총잡고 군사훈련도 받았고, 희망찬 청년기에는 국방의무 육군 3년을 복무하고 60년대 보릿고개 굶주림의 가난한 시대를 거쳐 70-80년대 민주화와 국가산업근대화 시대는 현장에서 치열한 산업역군으로 삶을 살았다.

그 고난 속에서도 인내와 소망으로 걸어오게 한 배후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역사(役事)해 주시고 그의 섭리와 경륜의 따스한 빛이 스며있었기에 조국 대한민국은 세계 무역경제 10위권에 이르렀다. 또한 산업역군들의 헌신적인 땀과 눈물의 부단한 노력도 함께 있어 여기까지 왔다.

이 회고록은 우리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온 한 원로의 간증과 겸허한 고백록이다.

이 책을 발간에 맞춰 축사를 쓴 대한예수교장로회 제85회 총회장 김동권 목사는 다음과 같이 축하의 말을 전했다.

“류재양 장로님께서는 교회와 노회 그리고 총회의 중요한 직분과 교단과 관계된 각 분야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서 맹활약하셨고, 또 지역 사회의 복음화를 위한 소중한 직책을 감당하셨습니다. 현재도 중책을 맡아 봉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주 하나님께서 건강과 능력을 주시고 도우시는 은혜인 줄로 생각합니다. 장로님께서 교회를 섬김과 모든 활동 영역에서 성경적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의 입장을 분명히 지켜 열심히 살아오신 지난 일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사역은 다시 더 없는 생애의 보배 같은 일이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자서전에 담긴 보람된 삶의 모습은 자녀, 후손들에게 큰 격려가 되어 자랑스러운 신앙 유산이 될 줄로 확신합니다.”

책 속으로

한 사람이 살아온 과정과 걸어온 발자취, 그리고 행동에는 한 편의 역사가 살아 숨 쉰다고 믿습니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고 인품과 성정을 보고 일한 것을 보면 살아온 역사가 배어 나온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이른 데는 지난 역사의 발자취가 하나의 세포처럼 나를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쯤에서 개인사를 돌아보는 것은 나름의 意味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행동의 근본과 인간 됨됨이를 통해서 개인의 역사 뒷면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1936년 12월 10일 경상북도 경산시 용성면 송림리 399번지(송림길1길) 에서 4남 2녀 중 長男으로 태어났습니다. 송림은 소나무숲이 유명한 곳입니다.

일제시대 솔기름 채취와 소나무숯 굽는 숯굴도 많았습니다. 다들 비슷한 사정이겠지만 아버지는 황소를 기르고 머슴(농사일 돕는 일군)을 두어 농사를 짓는, 농촌 가정의 성실한 농부였습니다. 게다가 부업으로 한지(닥나무 껍질로 만든 문 바르는 종이)를 생산하여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

1974년 2월에 자영 사업으로 “양전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대명전기제작소 경리과장으로 7년간 근무한 이후의 일입니다. 기도 중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상호였습니다. 양전사(陽電社)라는 상호에 “빛이 있다”는 의미를 두었습니다.

빛은 모든 물질을 통과하므로 상대를 이기며 승리자가 된다는 뜻을 가집니다.(......) 양전사를 시작하고 1년 만에 겨우 변압기를 납품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부도 위기가 함께 찾아온 것입니다. 사업은 큰 위기에 처했습니다.

회사의 안정을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녀야만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나는 그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극복한 정도가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큰 사업의 발판으로 만들었습니다.

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사업으로 농어촌 새마을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내게 완벽한 천운이었습니다. 국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실시에 따라 농어촌에 전기, 전화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양전사의 사업 품목은 농어촌에 많이 판매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농어촌의 전기 공급 사업은 전국적으로 매우 활발하게 추진되었습니다. 양전사와 꼭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새마을운동의 전개 양상과 더불어 양전사의 명성도 높아져 갔습니다.

한강 이남 지역으로는 전기모터를 가장 많이 유통한 곳이 다름 아닌 양전사였기 때문입니다. 거래처 수도 크게 확장되었고, 수요와 공급도 순조롭게 잘 이루어지는 등 사업은 순탄하게 굴러갔습니다. 두말할 필요도 없는, 최고의 전성기였습니다.

(......)

갑자기 매도인이 해약을 요청했습니다. 그는 계약금 배상을 약속하며 사과를 하였지만 필자는 해약을 거부했습니다. 그때 나는 크게 당황했습니다. 그에게 해약 못 한다고 거듭 말했지만, 매도인은 강경했습니다.

합의하여 주지 아니하면 배상금을 법원에 공탁하겠다 라고 말하기에 결국 나는 매도인에게 계약금 배상을 받고 신의성실의무를 다 하지 못한 점을 책망하며 상황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약 파기가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갑작스럽게 생긴 큰돈이 조금은 설레기도 하는, 복잡한 마음이었습니다. 나는 배상금과 계약금원금이 들어 있는 보자기를 품에 안은 채 문을 열었습니다.

죽담에 놓인 신발을 신은 후 한 발짝 떼는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맑고 분명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류재양, 그 돈은 너의 것이 아니다!”

그 음성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타고 흘렀습니다. 동시에 두려움과 떨림이 밀려들었습니다.

“오! 하나님, 이 돈 하나님께 바치겠습니다!”

내 입술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분명한 육성으로 하나님께 대답했습니다. 마음이 종잡을 수 없이 떨리고 흥분되었습니다.

차례

제1부 회고

1편 성장기 생활 이야기

2편 신앙생활 신앙 이야기-성령 세례와 신앙심

3편 교회와 총회의 섬김

4편 연합단체 섬김과 봉사

5편 대구 예루살렘 회복 운동

6편 추억의 인물들과 발자취

7편 이웃돕기와 복음전도

8편 인생이야기

9편 나의 기대와 소망

제2부 시와 산문

창작작품

소감문

발문

편집후기

제3부 지나온 흔적들

1. 유년시절과 나의 가족

2. 신앙생활과 교회

3. 사랑의 쌀

4. 서예 작품

5. 기사 자료

저자 소개

류재양

류재양(柳在陽)은 1936년 경북 경산에서 소농(小農)이었던 아버지 류대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호는 만호(晩湖).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대신대학교 신학과, 대구미래대학교 사회복지과, 영남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전기모터 판매업체인 ‘양전사’를 창업했다.

2021년 현재 대구반야월중부교회 원로장로, (사)대구광역시 기독교총연합회이사장, 대구경북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협의회장, 학교법인 대신대학교 발전추진위원장, (사)충효례문화전승협의회 대구지회장이다.

제14회 전국남전도회 연합회회장, 제33회 전국장로회 연합회회장, 제7회 대구지역장로회 연합회회장, 제28회 대구광역시장로회 총연합회회장, 제83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헌법개정위원, 제85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회계, 제89회 대한예수교장로회 부총회장, 학교법인 대신대학교 명예이사, 학교법인 총신대학교 법인감사, 합동교단개혁교단 합동선언문 작성위원, 대신대학교종합관 건축추진위원장, 한국찬송가공회 새찬송가위원회 회계, 주간지 크리스챤공보사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 경상북도지사 표창장, 대구광역시장 표창장(2회)을 수상했다.

슬하에 3남 1녀의 자녀와 8명의 손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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