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일자리 안정성 담은 합의안 도출...조합원 투표 가결 시 여름휴가 전 매듭
현대차도 고용안정 담은 잠정합의안 마련...기아·르노삼성은 아직 협상교착 상태

한국GM 부평2조립공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노조 리스크'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노사 간 17차례의 상견례를 거쳐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부분파업에 돌입했던 한국GM도 구조조정 우려를 딛고 합의에 도달했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전날 14차 임금협상 교섭에서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일시·격려금 450만원 등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일시·격려금의 경우 합의안 타결 즉시 250만원을 지급하고 오는 12월 31일자로 나머지 2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노조가 우려했던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먼저 전기차 등 미래 생산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구조조정 우려가 짙어졌던 인천 부평2공장에 대해서는 최대한 생산물량을 확보하는 데 노사가 협력하기로 했다.

부평2공장은 말리부와 트랙스 등 주력모델을 생산하고 있지만, 해당 차량들이 2022년 단종 수순에 접어들면서 그 이후의 계획이 없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노사는 시장 수요와 신차 출시 일정을 고려해 현재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차종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하는 데 뜻을 모았다.

다른 주요 공장에 대한 계획도 나왔다.

먼저 경남 창원공장에 대해서는 M400(스파크)과 차량 엔진의 생산 연장 가능성을 지속 검토하기로 했다.

폐쇄 수순을 밟았던 전북 군산공장의 복직(전환배치) 조합원에게는 휴직 기간의 개인연금 회사부담금 4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로써 한국GM은 파업 위기에서 벗어나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앞서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투쟁지침을 마련해 21일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남은 건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찬성 여부다. 노조는 찬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되면 여름휴가인 8월 초 전까지 협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지난 20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이후 "자동차 산업 대전환기에 노사가 합심해 재해예방과 품질 경쟁력을 높여 미래 모빌리티 시대 일류로 도약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현대차/연합뉴스]

앞서 현대차도 노조가 주장한 '고용 안정' 대책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일 현대차 노조는 17차 교섭에서 ▲기본급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연속 2교대 20만포인트(20만원 상당) 등에 잠정 합의했다.

이외 자동차 산업 격변기 속 미래 준비와 고용 안정을 위한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을 만들어 ▲노동자의 고용안정 확보 ▲부품협력사 상생 실천 ▲고객 및 국민의 신뢰 강화 등에 노사가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아직 일부 완성차 기업들은 노사 간 접점을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기아는 20일 소하리공장 본관에서 열린 8차 본교섭에서 사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작년 임단협도 타결하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는 22일 오후 2020년도 임단협 10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4시간 가까이 진행된 교섭에서 기본급과 조정수당, 노동강도, 승급지연 문제 등 많은 논의가 있었다"라며 "전반적인 교섭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측은 23일 대표단 회의를 통해 추가 논의를 한 후 노조에 제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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