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안에 2nm 미만 미세공정 역량 확보...경쟁사보다 우수한 '고도화 기술' 모색
퀄컴·아마존 등 대형 고객사와 파트너관계 확대...견조한 PC 수요도 계속될 전망

미 오리건주 인텔 반도체 설비에서 한 직원이 웨이퍼 공정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인텔]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재도전장을 내민 인텔이 4년 안에 삼성전자·대만 TSMC보다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26일(현지시간)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기술전략 설명회 '인텔 엑셀러레이트'에서 차세대 반도체 공정·패키징과 관련된 회사의 계획을 발표했다.

로드맵에는 2024년까지 2나노미터(nm) 제품을 양산하고 2025년경에는 한 단계 더 발전한 1.8nm 공정에서 제품을 대량생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경쟁사의 굴기를 꺾고 왕좌를 탈환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이 아시아 라이벌을 따라잡을 길을 제시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에 있어 경쟁사를 역전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파운드리 사업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TSMC도 3nm 공정 계획에 대해 운을 뗀 적은 있지만 그보다도 더 미세한 공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겔싱어 CEO는 "인텔은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쌓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공정 성능 리더십'으로 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라며 "비교 불가한 혁신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4년 내 위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등의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GAA는 세밀하게 전류를 조정해 높은 전력효율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삼성전자도 이 기술을 3nm 공정부터 본격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기술 고도화에 따라 미세공정 명칭도 변경할 계획도 설명했다.

그동안 핀펫(22나노공정), 슈퍼핀(10나노공정) 등의 기술 명칭을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나노공정 수준을 한번에 알 수 있는 '인텔7'과 '인텔4' 등을 쓸 예정이다.

산제이 나타라잔 인텔 수석 부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명확한 '(반도체) 사전'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고, 패트릭 무어헤드 무어인사이트앤스트래티지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제품 네이밍(명칭)에 더 정직해졌다"라고 평가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진=인텔]

한편 인텔은 반도체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형 고객사와 파트너 관계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날 겔싱어 CEO에 따르면 회사는 파운드리 고객사로 퀄컴과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를 첫 고객으로 확보했다.

인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PC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 수요에 따라 미세공정이 적용된 관련 제품을 곧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인텔은 올 2분기 PC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 늘어나면서 매출액 196억달러(약 22조원), 순이익 51억달러(약 6조원)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데이비드 캔터 리얼월드테크놀로지스 분석가는 "인텔은 몇 년 안에 TSMC 등 경쟁사들을 따라잡을 전망"이라며 "어떤 면에서는 이들을 추월할 가능성도 크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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