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평균 단가 증가에 매출·순이익 급등...시장 예상치 웃돌아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경에..."남은 기간 전망 밝지 않아"
시간외거래서 주가 최대 5.2% 하락...바이든 행정부 규제 우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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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이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지만, 호황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로 반사이익을 거둔 페이스북의 성장이 둔화하는 것이 아니다.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페이스북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올해 2분기 290억8000만달러(약 33조5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규모로, 시장 예상치(278억1000만달러)를 4.5% 넘어섰다.

2분기 순이익 또한 1년 전보다 2배 이상 성장한 103억9000만달러(약 1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시장예상치(87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도 시장추정치(3.03달러)를 넘어선 3.61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페이스북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29억명으로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MAU의 낮은 성장률에도 페이스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광고 매출 증대에 따른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페이스북의 실적이 광고 매출 증대에 힘입어 월가의 예상치를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에 따르면 광고 평균 단가는 47% 증가했으며, 광고 수도 6% 증가했다.

약 30억명에 달하는 가입자에게 전달되는 광고 평균 단가는 물론 광고 수가 증가하면서 매출과 순이익 상승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다만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보고서에서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을 지적하며 “애플 정책 변경으로 인해 페이스북은 타깃 광고 역풍에 직면했다”면서 “이러한 변경사항은 2분기보다 3분기에 페이스북의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공개된 `ATT` 기능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애플리케이션(앱) 활동정보를 추적하는 방법을 사용자에게 안내하도록 하고, 사용자에게 추적 허용여부의 선택권을 제공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앱 개발자와 소셜미디어, 광고 업계에서는 상당수의 iOS 사용자들이 ATT 기능을 통해 활동 정보에 대한 추적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 등 광고주들은 아이폰 사용자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게 돼 이용자 개개인의 신원 정보나 취향·관심사를 반영한 `타깃형 광고`를 보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와 같은 전망에 페이스북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최대 5.2%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가가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페이스북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이 경고는 월가의 분기별 매출 추정치를 무색하게 만든다"며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광고지출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페이스북에 대한 미국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현재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FTC는 페이스북이 2012년과 2014년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등을 인수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미 법원은 FTC와 48개 주·지방정부가 페이스북의 독점적 지배력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해당 소송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FTC가 항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페이스북이 미 규제당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제시 코헨은 "페이스북의 2분기 실적이 블록버스터였다"면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빅테크 기업의 고삐를 죄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향후 몇 달간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 우려가 커지고 독점금지 조사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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