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웨이즈·BYD 등 중국기업 굴기 거세져...가격·성능 잡은 신차로 미래차 정조준
中 전기차 판매량, 서유럽서 1290% 증가...테슬라·폭스바겐 등 강자기업 추격 시작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아이웨이즈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U5' [사진=아이웨이즈]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 세계가 전동화 전환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전기차 드림'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자국을 넘어 유럽을 공략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전기차 강자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완성차 스타트업들이 가격과 성능을 잡은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산업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중국산) 딱지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있다"라며 "중국 자동차 회사는 전기자동차도 그럴 수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전기차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기업은 아이웨이즈(Aiways)다.

스웨덴 볼보의 중국 사업부 대표 출신인 사무엘 푸와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 최고재무책임자였던 구 펑이 2017년 설립한 회사로,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 모델은 지난해 6월 독일과 프랑스, 덴마크, 벨기에 등 유럽 일부 국가에 출시한 'U5'다.

U5는 아이웨이즈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SUV)로, 반자율주행과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동 기후 제어 등 전기차의 필수 기능을 대거 탑재하고 있다.

가격은 19만7900위안에서 30만3100위안(약 3530만원~5400만원) 수준으로 글로벌 전기 중형 SUV 라인 중 저렴한 축에 속한다. 경쟁사보다 10~15% 가격 경쟁력이 높은 셈이다.

해외경영을 총괄하는 알렉산더 클로즈 아이웨이즈 부사장은 최근 "우리의 도전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라며 "중국에서도 좋은 제품(전기차)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웨이즈는 라이브 커머스(온라인 유통)을 활용해 고객들과의 소통하며 남다른 마케팅을 선보였다. 현재 회사는 중국 장시성에서 만든 차량을 유럽 각지에 인도하고 있다.

아이웨이즈는 글로벌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과 손을 잡으며 부품 성능을 강화하는 데도 나섰다. 사진은 아이웨이즈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모습. [사진=아이웨이즈]

굴기가 거센 건 아이웨이즈 뿐만이 아니다.

미국 투자 전문가 워런 버핏의 투자·지원을 받은 중국 전기차 회사 BYD는 올 연말까지 노르웨이에 자동차 1500대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에는 현지 자동차 딜러점에 유럽 사양에 맞는 전기 SUV 100대를 출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10년 전 다른 중국 브랜드들은 충분한 준비 없이 매우 저렴하고 급하게 차량을 출시하려고만 했다"라며 "우리는 판매량보다 더 중요한 '성능'을 잡은 제대로 된 경영을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외 중국의 니오, 샤오펑, 리오토도 유럽 시장을 공략하며 지난달 약 8000대의 인도 실적을 기록했다. 샤오펑과 리오토는 월별 인도실적에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소형 전기차의 인기도 급상승하는 추세다.

중국 SAIC와 우링자동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가 제조한 '홍광 미니'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 전 세계 2위를 기록하며 테슬라를 바짝 따라잡았다.

이에 유럽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강세는 거세지고 있다.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유럽에서 판매된 중국산 전기차 수는 2만3800대로 전년보다 1290% 증가했다. 기록의 대부분은 지난해 4분기가 차지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우링자동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합작사가 설립한 'SGMW'의 소형 전기차 '홍광 미니'. [사진=우링자동차]

한편 이 기세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FT는 "중국 기업들은 유럽의 거대 전기차 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라며 "기존 기업들 간 친환경 경쟁이 과열되면서 새로운 기업(중국)들도 폭풍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올 상반기 유럽 판매 점유율에서 아직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는 미 테슬라 '모델3'와 독일 폭스바겐의 ID.3이 왕좌를 지키며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중국의 굴기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토추종합연구소의 후카오 산시로 상석주임연구원은 "지난 4월 상하이 자동차 전시회에서 중국 업체들은 수십 종의 신모델을 소개하며 특히 젊은 여성을 겨냥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가전제품과 같이 도시 생활의 일부로 보면서 기업들의 사업도 변화하고 있다"라며 "중국은 '스마트 전기차'라는 개념을 판매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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