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7월 한 달간 여객 실적 601만여명 달성...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성수기 거품 꺼지면 다시 험로 예상...화물사업 못하는 LCC는 고전할 듯

여름휴가 시즌인 지난달 28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해외 여행객들이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여름휴가를 맞아 공항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항공업계가 한시름을 놓았다.

특히 국내선 여객 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 여행지 수요가 많아진 게 영향을 줬다.

이런 호재에도 항공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은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재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수기 거품이 꺼지게 되면, 화물과 같은 기타 사업에 대한 항공사들의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국내선 여객 회복

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가 제공하는 '항공사별 운송실적'에 따르면, 여름휴가가 본격화된 지난 7월 1일부터 31일까지 국내 항공사의 국내·국제선 여객 실적(출발·도착 합산)은 601만2595명을 기록했다.

집계 대상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11개사다.

이번 운송실적은 코로나19가 발병한 이래 첫 여름휴가를 맞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506만8558명)보다 약 18.6% 늘어난 수치다.

국내선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2019년 7월 한 달간 국내선 여객 수는 547만9086명, 올해 동기간 수는 584만3003명에 달했다. 오히려 2년 전보다 6.6% 여객 실적이 개선된 셈이다.

다만 국제선은 16만9592명을 기록하며 2019년 동기간(533명5974명)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사별로 봤을 때 국내선에 집중한 LCC(저비용항공사)들의 운항 실적이 좋았다.

제주항공은 7월 한 달간 여객 수 118만5205명을 확보하며 1위, 진에어는 104만5142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같은 기간 96만307명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여객기에 화물이 실리고 있다. [사진=대한항공/연합뉴스]

◇ '화물' 두고 항공업 양극화 계속

다만 여행 성수기 특수가 빠지면 본업인 여객 사업이 다시 험로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7월에도 국내 항공사의 국내선 여객 수는 492만9335명을 기록했고, 8월에는 558만3486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후 9월에는 368만9836명, 3개월 만인 12월에도 342만3378명을 달성하며 월 별로 격동기를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월에는 291만3576명을 기록하며 주저앉았다.

때문에 항공사들은 올 하반기에도 여객 사업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대형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화물과 같은 기타 사업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화물사업 호재에 적자를 면했다.

대형 항공사와 LCC 간의 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LCC는 중대형 화물기를 보유하지 않아 대규모 화물 운송이 불가능하다. 소형 화물기가 있다 하더라도 화물 톤(t) 당 수익이 낮고 장거리 운행이 어렵다는 제약이 있다.

화물 특수가 없는 LCC는 2분기 실적에서도 난항을 거듭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2분기 영업손실은 각각 634억원, 539억원을 기록했고, 티웨이항공도 3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사업을 확대하며 영업이익 부문에서 각각 1122억원과 23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이번 여름에 여객 수가 더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라며 "여객 사업에만 집중한 항공사들의 포트폴리오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