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슬러 위원장 "가상자산 투자자 충분히 보호 못해...더 많은 자원 필요"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디파이 등 새로운 가상자산 플랫폼 규제 필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권 당국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사하면서다.

3일(현지시각) CNBC 방송, 포춘지 등 미국 주요경제매체에 따르면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이날 애스펀 안보포럼에 참석해 가상자산 시장을 가능한 최대 한도로 관리·감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 "SEC는 가능한 범위에서 권한을 행사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지금은 서부시대의 무법천지와 비슷할 정도로 가상자산 시장에서 우리는 투자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다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이 투자자 사기와 시장 조작에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하며 "투자자들을 보호할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 디파이에 대한 규제도 시사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디지털화폐와 블록체인을 강의했을 정도로 가상자산의 전문가인 그는 "미국인들이 탈중앙화 금융(디파이·DeFi) 플랫폼 등에서 가상자산을 사고, 팔고, 빌리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서는 공백이 크다"고 지적했다. 

디파이 데이터 사이트 디파이펄스에 따르면 디파이에 예치된 금액은 약 692억달러(약 79조3295억원)으로, 1년 전(약 45억달러)과 비교해 15배 늘었다. 사진은 지난 1년간 디파이 시장 예치 금액 추이. [사진=디파이펄스 홈페이지 캡처]

디파이는 그가 강의했던 분야 중 하나로, 정부나 기업 등 중앙기관의 통제가 아닌 블록체인 기반의 자동화 프로그램 '스마트 컨트랙트'로 제공되는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예컨대 사람이나 회사가 아닌 사전에 설정된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자산을 활용한 예금·대출·송금·투자 등의 금융활동을 의미한다.

실제로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더 많이 투자하는 것처럼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디파이를 통해 돈을 빌려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디파이 데이터 사이트 디파이펄스에 따르면 디파이에 예치된 금액은 약 692억달러(약 79조3295억원)으로, 1년 전(약 45억달러)과 비교해 15배 늘었다.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금융의 세계는 이제 사람들이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가상자산을 빌려주는 단계로까지 확장됐다"며 "이런 플랫폼들은 증권법과 상품·은행 감독 규정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SEC는 최근 여러 건의 비트코인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

한편, 이날 겐슬러 위원장 발언의 영향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오전 11시 33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41% 내린 3만8380달러(약 4399만원)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35% 내린 4481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른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4470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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