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첫 전기 SUV '볼트EUV' 판매...르노삼성·쌍용차도 친환경차 출시로 각개약진
전년 동기보다 35.4% 줄어든 상반기 판매량...하반기 침체된 분위기 반전시킬지 주목

신형 쉐보레 볼트EV(왼쪽)와 쉐보레 볼트EUV. [사진=한국GM]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에 밀려 고배를 마신 외국계 3사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출시로 재도약에 나선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와 쌍용자동차, 한국GM은 잇따라 하반기 출시 계획을 발표하며,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승부수를 내놨다.

가장 최근 신차 출시를 알린 건 한국GM이다.

한국GM은 전날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가 첫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볼트 EUV'를 18일부터 온라인 숍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볼트 EUV는 150kW(킬로와트)급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가 탑재돼 최고 출력 204PS(마력) 수준의 성능을 선보인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과 손을 잡고 288개의 리튬이온 배터리 셀로 구성된 66kWh(킬로와트시) 대용량 배터리 패키지가 장착돼 1회 충전으로 403km를 주행할 수 있다.

여기에 10.2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과 전기차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탑재된 신형 볼트 EV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온라인 판매는 하지 않으며, 사전예약은 18일 시작한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볼트EUV와 신형 볼트EV의 국내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2025년까지 30개에 달하는 전기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GM의 목표가 두 제품의 출시를 시작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회생 절차를 밟으며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쌍용차는 오는 4분기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선보인다. 유럽시장 판매로 해외 경쟁력도 확대한다.

주행거리는 국내 환경부 기준으로 추산했을 때 약 307km이며, 저온에서는 252km까지 달릴 수 있다. 배터리가 저온일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EQA를 앞지르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달 경영 정상화를 위해 42년간 사용했던 평택공장을 매각하고 새로운 부지에 친환경차 생산을 위한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당시 쌍용차 측은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도 9일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스웨덴 볼보차의 합작사인 '링크앤코'와 함께 친환경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약속했다.

르노삼성차는 링크앤코와 기술 개발에 나서 조만간 친환경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는 르노삼성차의 주력 차종인 XM3의 후속 차종으로 하이브리드 승용 모델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사진=쌍용자동차/연합뉴스]

이에 업계는 완성차 3사가 침체됐던 상반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자동차 생산량 분석에 따르면 르노삼성차와 쌍용차, 한국GM은 지난해 동기보다 12.3% 감소한 총 24만319대를 생산했다.

국내 판매량도 작년 상반기보다 35.4% 줄어든 8만8625대에 그쳤다. 이는 1998년(7만3169대) 이래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반면 수입차는 국내 시장에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의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4만2017대, BMW는 3만6261대, 아우디는 1만798대를 기록했다.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 42.6%, 7.2% 증가한 성적이다.

7월의 판매량만 떼고 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지난달(7월) 자동차 판매량 조사에 따르면, 국내 수입 승용차 신차 등록 대수는 2만4389대였고 이중 64.5%는 독일 3사의 차량이 차지했다.

이중 메르세데스-벤츠는 7083대를 판매하며 1위를 달렸고, BMW는 6022대, 아우디는 2632대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각각 35.8%, 57.8%, 1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GM은 지난해 7월보다 30.1% 감소한 4886대, 르노삼성차는 21.3% 줄어든 4958대, 쌍용차는 15.7% 하락한 5652대를 판매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을 모토로 한 자동차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국내 자동차 시장이 격변기를 맞이한 가운데 외국계 3사의 확실한 '한방'이 통할지 지켜봐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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