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M·현대차·포드 리콜만 2.5조원...테슬라도 집단소송에 17억원 지불 결정
전력손실 등 소프트웨어 결함 비용도 계속...기존 내연기관과 다른 해결법 필요

지난 15일 오후 6시경 전북 무주에서 진안 방면으로 달리던 SM3 ZE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에서 대피한 운전자는 급속충전을 한 뒤 운전했고, 차량이 완전히 화염에 휩싸이기까지 10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시민 제보/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화재와 리콜 등 각종 악재에 수조원을 쏟아부으며 시름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내연기관차 문제 때와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3일 자동차 시장의 최대 화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 전기차(EV)의 리콜이었다.

리콜 규모(7만3000여대)보다 주목받고 있는 것은 10억달러(약 1조1745억원)에 달하는 예상 비용이다. 로이터통신은 GM이 LG에너지솔루션에 전액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배터리 '화재'였다. GM은 지난해 볼트 EV에서 발생한 화재로 한차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나, 업데이트 차량에서도 불이 나면서 리콜 결정을 내렸다.

일부 외신들은 GM이 진행하는 배터리 모듈 교체에 총 18억달러(약 2조1135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비용보다 80% 많은 수치다.

리콜 비용으로 고민에 빠진 건 이들뿐만이 아니다.

CNBC방송에 따르면 GM·현대차·포드자동차 등 글로벌 3사의 지난해 전기차 리콜 규모는 약 13만2500대에 달한다. 추산된 비용은 총 22억달러(약 2조5832억원)다.

실제 포드는 지난해 쿠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모델에서 배터리 팩 과열을 감지하고 2만500여대 리콜을 단행했다. 회사는 이 리콜에만 4억달러(약 4696억원)을 투입했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도 자유롭지 못했다.

최근 테슬라는 배터리 팩 화재를 유발하는 결함을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에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테슬라는 150만달러(약 17억원)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화재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교외에서 주행하던 2021년식 테슬라 모델S 플레이드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달 초에도 차주의 집에서 충전하던 모델S 차량에 불이 붙었다. 

지난 7월 미국 버몬트주에서 발생한 2019년형 쉐보레 볼트 전기차 화재. [사진=AP/뉴스퀘스트]

소프트웨어 오작동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 4월 주행 중 갑작스러운 전력 손실로 안전 우려를 빚은 순수전기차 타이칸 4만3000여대에 대한 리콜을 진행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타이칸의 안전성을 신고한 운전자 9명은 "운전자에게 어떤 경고도 없이, 속도와 상관없이 주행 중 시동이 꺼졌다"라고 말했다.

최근 BMW도 소프트웨어 결함이 제동 보조장치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생산된 BMW 540i 엑스드라이브 등 총 5만대를 리콜했다.

구체적은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수조원대가 투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CNBC는 리콜을 위한 조사에도 수십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국가가 친환경 기조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완성차 업계의 성장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시장조사기관 JD파워의 더그 베츠 자동차부문 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기술 영역에 들어갈 때마다 알고 있는 것보다 배워야할 것이 더 많다"라며 "그만큼 위험도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 소프트웨어 문제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해오던 완성차 업체의 전문분야가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미 리서치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츠의 샘 아부엘사미드 애널리스트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할 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완전히 새로워질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에 다루지 않았던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알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