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24.2%로 2위...SK이노는 5.4%로 처음으로 삼성SDI 제쳐
'점유율 1위' CATL 왕좌 수성...BYD·CALB 등 후발주자 공세도 거세져

 포드 머스탱 마하-E GT 퍼포먼스 에디션. [사진=포드]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기차가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변수는 중국 기업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기업 CATL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주자 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고, BYD· CALB 등 후발주자들의 굴기도 거세지고 있다.

1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판매된 전 세계 전기차(EV·PHEV·HEV)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37.1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143.6% 증가했다.

이중 국내 기업들은 점유율 34.7%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24.2%(33.2GWh)을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 2위 자리를 지켰다.

SK이노베이션은 점유율 5.4%(7.4GWh)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삼성SDI를 제치고 5위에 올라서는 쾌거를 거뒀다. 

삼성SDI은 경쟁사 강세의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6%포인트(p) 하락한 점유율 5.1%(7.0GWh)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계 3사가 모두 성장세를 지속했다"라며 "(이번 조사로) SK이노베이션의 상승세가 널리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성적을 견인한 것은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완성차 모델들의 판매 호조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Y(중국산)·폭스바겐 ID.4·포드 머스탱 마하-E,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현대차 아이오닉5·코나 일렉트릭(유럽)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성장했다.

삼성SDI도 피아트 500·아우디 E-트론 EV·세아트 레온 PHEV 등의 판매 증가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다만 폭스바겐 e-골프 판매가 급감하면서 성장 폭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SNE리서치]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국내 기업이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실제 중국 CATL의 1~7월 점유율은 30%(41.2GWh)로, 글로벌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며 LG에너지솔루션과 격차를 벌렸다.

BYD도 점유율 7.3%(10GWh)를 달성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에는 점유율 5.8%로 삼성SDI(당시 6.7%)에 뒤처졌지만, 약 1년 만에 상황이 뒤집힌 것이다.

같은 기간 CALB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p 증가한 점유율 2.8%(3.9GWh)를 기록하며 7위에 올랐다. 이외 궈쉬안은 1.9%로 8위, AESC는 1.6%로 9위에 올랐다.

SNE리서치는 "상당수 중국계 기업들이 견조한 추이를 보이며 전체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했다"라며 "이들의 공세가 당분간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지 않아 향후 국내 3사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차별화된 생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SNE리서치는 "국내 3사는 올해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에 직면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초 경쟁력 배양 및 성장동력 점검 등을 통해 향후 활로를 개척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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