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헝다 쇼크가 전력난 가려"...글로벌 공급망에 영향
시진핑의 탈탄소 전략 및 석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원인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 [게티이미지/연합뉴스]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 [게티이미지/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그룹`의 부도설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직면한 진짜 위기는 `전력 공급`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헝다 그룹의 위기가 금융 시스템에 충격을 주었듯 중국의 전력 공급 쇼크가 아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은 "헝다 그룹에 대한 우려가 악화되고 있는 중국 전력난을 감추고 있다"면서 "이미 유럽 시장은 제한된 에너지 공급에 혼란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헝다 그룹의 파산은 불가피하지만,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 30조달러 규모의 부채 가운데 해외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달러 채권 규모가 200억달러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금융회사 노무라 홀딩의 팅 루 분석가는 "시장의 관심이 헝다 그룹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공급 부문의 충격을 과소평가하거나 놓쳤을 수 있다"며 중국 경제에 대해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전국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공장들은 생산량을 줄이거나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이다.

현지 공장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력난으로 인해 생산과 주문이 중단됐으며, 500명의 직원들이 한 달 동안 휴가를 가지게 됐다"면서 "장쑤성 지역의 100개 이상의 회사가 비슷한 곤경에 처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장쑤성을 비롯해 저장성, 관둥성 등에서 전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현지 지방 정부는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력 사용을 줄일 것으로 촉구한 상황이다.

특히 해당 지역들이 국제 제조 허브로 꼽히는 만큼 전 세계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팅 분석가는 "전력 억제는 세계 시장에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며 "곧, 직물과 장난감부터 기계 부품에 이르기까지 공급 부족을 느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전력난은 중국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을 규제한 데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 주석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전 세계에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보장함으로, 중국이 탈탄소에 진지하다는 것을 국제 사회에 보여주려고 한다"며 "이번 에너지 위기는 부분적으로는 자초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석탄,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석탄 등 가격이 오름에 따라 화력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해도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에너지 산업 웹사이트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에 "일부 사람들은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 전기를 생산하지 않으려고 하기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겨울이 다가오면서 이러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지 발전소의 전력 재고량은 부족한 상황에서 겨울에 가정용 난방 등 전력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중국 에너지청이 난방기 전력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석탄과 천연가스 생산 및 공급 보장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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