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시아 자자오예 뤼디 그룹 등도 부도위기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무려 2조 위안(元.368조 원) 가까운 엄청난 부채를 짊어진 채 파산 위기에 내몰린 헝다(恒大. 에버그란데)그룹에 의해 확인된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부채 버블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터지지 일보 직전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듯하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연쇄 파산의 대재앙이 현실이 될 가능성까지 고조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경우 부동산 산업에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의지하는 중국 경제 역시 심하게 휘청거릴 처지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헝다의 부채 문제이기는 하다.

거의 푼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지불하지 못해 홍콩의 업체 2곳으로부터 최근 피소를 당한 현실만 봐도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는 바로 알 수 있다. 2조 위안의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봐도 좋다.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 소재한 판타시아의 본사 건물. 기세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파산이 임박했다./제공=징지르바오.

그러나 시장을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부채의 늪에 빠진 채 헤매는 부동산 기업은 헝다 외에도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한때 정권의 실세였던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의 질녀인 쩡바오바오(曾寶寶)가 1996년에 설립한 판타시아(화양년花樣年홀딩스)를 꼽을 수 있다.

헝다와는 비교가 안 되기는 하나 그래도 만만찮은 800억 위안대의 부채로 인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번 주 채권 이자 상환일자를 맞추지 못해 피치, 스탠다드앤푸어스(S&P), 무디스 등의 3대 국제 신용평가업체들에 의해 신용등급이 디폴트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자금 동원 능력이 헝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만큼 파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지난달 29일 이후 주식 거래가 중지된 것도 이 회사의 파산이 임박하지 않았느냐는 사실을 말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지막 거래일의 주가도 56 홍콩 센트로 7월 22일 이후와 비교하면 시가총액이 거의 1/3이나 증발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달러 표시 채권 가격의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액면가 1 달러 당 11센트에 불과하다.

판타시아와 비슷한 규모의 자자오예(佳兆業)그룹의 케이스도 거론해야 한다. 아직 채권 상환 기일이 꽤 남았기 때문에 나름 여유가 있다고 할지 모르나 산 목숨은 아니라고 해도 좋다. 회사채 가격 역시 판타시아보다 나을 것이 없다.

한국 제주도에서 영리 병원을 운영하려고까지 했던 뤼디(綠地)그룹도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언제 파산의 공포에 시달릴지 누구도 모른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헝다와 비슷한 규모의 업계 최대 기업들이라고 부채 버블 폭발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는 비구위안(碧桂園)과 완커(萬科), 완다(萬達)의 부채가 총 5조 위안 가깝다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한국 GDP의 절반에 가깝다. 가공하다는 표현을 써도 괜찮지 않나 보인다.

부채는 자산이기도 하다. 업황이 좋으면 부채 많은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최악이라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산업에 대한 규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에는 부동산 기업들에게 대출을 하지 말라는 명령도 하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들의 미분양이 속출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향후 전망은 상당히 비관적이라고 단언해도 틀리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현 정책 기조를 바꿀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부채 버블은 이제 폭발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시장 공룡들의 질서 있는 파산을 주도한다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최소한에 그치겠지만 말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