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입원·사망률 50% 낮춰…가격, 환자 1인당 700달러 '기존 3분의 1' 수준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MSD)가 알약 형태로 복용하는 코로나19 치료제의 긴급 사용승인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
FDA가 이를 승인하면 세계 최초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머크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경미한 수준에서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를 위한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의 긴급 사용승인을 요청했다"며 "7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중간 분석결과 약물 효과가 높게 나타난 것을 기반으로 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데이비스 머크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팬데믹의 영향으로 우리는 전례 없는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면서 "우리 팀은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받은 후 열흘 이내에 이 몰누피라비르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앞서 머크는 지난 1일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경·중증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몰누피라비르가 입원 또는 사망률을 약 50%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당시 데이비스 CEO는 머크가 몇 주안으로 FDA에 몰누피라비르의 사용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규제 당국에 의해 이 약물이 승인된다면 코로나19에 대한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가 된다.
WSJ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후 5일 이내에 투여를 시작해 매일 8알씩 5일 동안 총 40알을 복용하면 된다.
WSJ은 “몰누피라비르는 알약 형태로 환자 스스로 복용할 수 있어서 입원하지 않고 초기 치료가 가능하다”며 “코로나19의 타미플루(신종플루 약)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의 가격은 환자 1명당 700달러로, 이는 현재 정맥주사 형태로 투여되는 치료법의 3분의 1수준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규제 당국의 몰누피라비르 허가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머크는 올해 말까지 1000만 명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170만 명분에 대한 사전 구매 계약을 맺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이외에도 한국 정부를 비롯 호주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도 머크와 선구매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