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2300여개 시총 2437조원으로 감소...현대차·LG 시총도 5~8조원 사라져
시총 1조원 이상 늘어난 종목은 18곳...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 2차전지 인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올 3분기 국내 주식종목 시가총액이 전 분기보다 167조원 이상 쪼그라든 가운데, 삼성전자·카카오·SK하아닉스의 하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1년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에서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올해 초부터 상장된 곳과 우선주 등을 제외한 국내 주식종목 2336곳으로, 지난 2분기 말(6월 30일)과 3분기 말(9월 30일)의 시총 변동을 비교했다.

조사 결과 국내 주식종목의 시총은 올 3분기 2437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2604조원)보다 167조원 줄어든 수치다.

시총이 감소한 곳은 67.2%에 해당하는 1572곳이다. 3개월만에 주식종목 10곳 중 7곳의 시총이 하락세를 맞은 셈이다.

이중 인기 종목인 삼성전자와 카카오, SK하이닉스는 가장 큰 감소 폭을 맛봤다. 세 곳에서 줄어든 시총만 77조원 이상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시총은 442조원으로 2분기보다 8.2%(39조4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시총은 최근 9개월 새 10.7%(약 53조원) 넘게 줄었다. 올 초 8만3000원이던 종가가 9월 말 7만4100원까지 하락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시총 규모는 1월 초 495조원, 1월 11일 543조원까지 치솟았다가 1분기와 2분기 말 각각 485조원과 481조원으로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카카오도 대규모 '시총 증발'을 겪었다. 금융당국의 플랫폼 규제 등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2분기 시총은 72조3600억원에 달했지만, 3분기 52조5000억원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3개월 새 19조8600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시총도 2분기 92조8200억원에서 3분기 74조98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주력 사업인 D램 현물가가 혼조를 보이자 한 분기만에 19.2%(17조8400억원)가 사라진 것이다.

지난 2분기·3분기 말 국내 주요 주식종목 시총 변동 [자료=한국CXO연구소]

올 3분기 시총이 1조원 넘게 사라진 곳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모두 34곳이었다.

이중 현대차의 시총은 최근 3개월 새 8조43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2분기 시총은 51조1700억원, 3분기 시총은 42조7300억원이다.

같은 기간 LG 계열사 3곳도 각 종목 별로 시총이 5조원 넘게 내려앉았다.

LG생활건강은 6조6300억원(27조5100억원→20조8800억원), LG전자 5조8900억원(26조7500억원→20조8600억원), LG화학 5조2200억원(60조원→54조7700억원) 순으로 하락 규모가 컸다.

반면 시총이 1조원 넘게 증가한 곳은 18곳에 그쳤다.

3분기 말 기준 시총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2차전지 관련주 '에코프로비엠'이었다.

이 회사의 2분기 시총은 4조6400억원대였는데, 3분기 10조2300억을 기록하며 두 배 이상 몸집을 불렸다. 시총 10조 클럽에도 올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2차전지 관련 종목인 '엘앤에프' 시총도 2조5700억원에서 6조18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 분기만에 시총이 3조6100억원 이상 커진 것이다.

이외 같은 기간 시총이 2조원 넘게 늘어난 곳으로 포스코케미칼(11조1547억원→13조7100억원), 에이치엘비(3조5427억원→6조23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55조6447억원→57조8282억원), 한국비엔씨(4101억원→2조5173억원) 등이 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한편 시총 100위권 중 92곳은 최근 3개월 새 순위가 변동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상위 10위 내에서 순위가 오른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6위→4위), 네이버(4위→3위), 삼성SDI(8위→7위)였다. 반면 카카오(3위→6위)와 현대차(7위→8위)는 순위가 하락했다.

삼성전자(1위)와 SK하이닉스(2위)는 2분기와 같은 시총 순위를 지켜냈다. LG화학(5위), 셀트리온(9위), 기아(10위)도 2분기와 동일한 순위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 새 시총 100위권에 새로 가입한 곳은 10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시총 순위가 크게 급등한 곳은 엘앤에프(137위→54위)다.

이외 메리츠금융지주(126위→75위), 메리츠화재(141위→94위), 한솔케미칼(129위→88위), OCI(128위→92위), 일진머티리얼즈(104위→72위), KCC(119위→93위), 한국가스공사(103위→77위), GS리테일(122위→99위), 두산퓨어셀(107위→100위) 순으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휠라홀딩스(99위→137위), 신풍제약(73위→114위), 효성티앤씨(89위→127위), 현대오토에버(94위→128위), 씨젠(77위→111위) 등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전반적으로 매출 등의 실적 지표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실적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라며 "국내외 투자자들이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불안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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