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부르다”에 관여하는 포만 호르몬 렙틴, “배가 고프다”’에 관여하는 공복 호르몬 그렐린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먹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과식은 인생의 가장 큰 문제들 가운데 하나다”

물론 최근 들어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도 과식을 하고 비만인 경우도 많이 늘고 있지만 동물 가운데 과식은 오직 인간만의 일이라는 건 확실하다. 그러면 인간은 일반 동물과 달리 왜 과식을 하는 걸까?

캡션: 과식은 뇌의 뉴런과 호르몬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제공: Medical Xpress]
캡션: 과식은 뇌의 뉴런과 호르몬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제공: Medical Xpress]

특정 뉴런 세포가 포만감 신호를 가로 막아

2019년 워싱턴대학 의과대학의 스투버 연구소(Stuber Lab)의 연구원들은 비만 쥐에서 특정 세포들이 빛을 발하면서 포만감을 나타내는 신호를 가로막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면 이 세포들은 과식과 비만 관련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7일(현지시간) 유명 학술지 ‘뉴런Neuron)’ 저널에 발표된 한 논문은 쥐의 글루타민산(glutamatergic) 뉴런의 기능에 대한 연구결과를 다루었다.

이 세포들은 먹는 것을 포함해 동기 부여 행동을 조절하는 허브로 뇌의 측면 시상하부 영역에 위치해 있다. 글루타메이트(glutamate)는 단백질에서 추출한 글루탄산의 나트륨염으로 음식의 맛을 향상시키는 조미료의 일종이다.

연구원들은 이 뉴런들이 두 개의 다른 뇌 영역, 즉 우울증과 관련된 중요한 뇌 영역인 측면 하베눌라(habenula)와 동기부여, 보상, 그리고 쾌락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중뇌의 복측피개영역(ventral tegmental area)과 상호 교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이 세포들이 단일 그룹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으며 다른 맛들에 대해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이 대학의 마취 및 통증의학과의 스투버(Stuber) 교수가 말했다.

그는 이 논문의 수석저자로 이 대학의 쾌락, 고통, 그리고 감정 신경생물학 센터(UW Center for the Neurobiology of Addiction, Pain, and Emotion) 소속이다. 이 연구는 섭식 장애와 관련된 뇌 회로를 이해하는 또 다른 단계이다.

연구팀은 과식 치료법을 찾기 위해 뇌의 보상 회로에 있는 주요 세포 그룹의 기능을 연구하고 쾌락(또는 중독)과 정신 질환에서 이 그룹의 역할들을 분석했다. 한 가지 질문은 이 세포들이 뇌의 다른 부분들을 해치지 않고 약물의 표적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최근 연구는 측상하부 글루타민산 뉴런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모았다. 연구원들은 쥐에게 먹이를 줄 때, 복측피개영역에 있는 뉴런보다 측면 하베눌라의 뉴런들이 더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이 뉴런들이 먹는 것을 유도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연구원들은 또한 우리가 먹는 것에 관여하는 호르몬 렙틴(leptin) 그렐린(ghrelin)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렙틴과 그렐린은 둘 다 뇌의 보상 경로의 핵심 요소인 중변연계 도파민 시스템(mesolimbic dopamine system)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행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호르몬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르몬이 뇌의 측면 시상하부 영역에 있는 뉴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공복 호르몬과 포만 호르몬

연구원들은 렙틴이 측면 하베눌라에 돌출되는 뉴런의 활동을 방해하고 복측피개영역에 돌출되는 뉴런의 활동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렐린은 그 반대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렙틴은 "배가 부르다"고 느끼는데에 관여하는 포만 호르몬이고 그렐린은 "배가 고프다"고 느끼는 공복 호르몬이다. 

그렐린은 장에서 분비돼 미주 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된다. 기억력과 관련이 있다. 즉 배가 고프면 기억력이 좋아 진다. 공부할 때는 약간 허기진 것이 좋다고 한다.

배가 부르다는 느낌의 렙틴 호르몬은 식후 20분 후에 지방 세포에서 분비된다. 따라서 천천히 오래 씹고 먹는 것이 과식을 멀리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영양 공급을 조절하는 뇌 회로가 약물(퇘락) 중독과 관련된 뇌 회로와 최소한 부분적으로 겹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인 유행병이라고 명명한 비만에서 뇌의 역할연구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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