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GM)에 가장 엄격한 EU규정 따를 필요 없어 유전자편집 기술도 상용화 가능해져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유전자변형(GM)에 가장 엄격한 EU규정 따를 필요 없어 유전자편집 기술도 상용화 가능해져

같은 EU회원국이면서도 유전자변형(GM)을 둘러싸고 영국과 유럽의 시각은 아주 다르다. 전통적으로 생명공학기술이 강한 영국은 GM과학을 수용하는 한편 유럽은 아주 보수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가장 큰 이유가 21세기의 최첨단 과학기술인 생명공학에 대한 유럽 회원국들의 폐쇄적인 입장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영국 생명공학업계에 브렉시트는 호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변형(GM)에 가장 엄격한 EU규정 따를 필요 없어 유전자편집 기술도 상용화 가능해진다. [사진제공=Wikipedia]
영국 생명공학업계에 브렉시트는 호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변형(GM)에 가장 엄격한 EU규정 따를 필요 없어 유전자편집 기술도 상용화 가능해진다. [사진제공=Wikipedia]

영국 정부 규제 방침 완화 계획 서둘러 발표

최근 BBC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유전자편집 기술을 이용해 만든 작물의 상업화를 위해이에 대한 기존의 규제 방침을 완화할 예정이다.

새로운 방침에 따르면 최첨단 생명공학기술로 알려진 유전자편집, 또는 유전자가위(CRISPR) 기술을 이용해 생산된 작물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새로운 품종들과 같은 방식으로 시험되고 평가된다. 다시 말해서 기존의 육종 기술에 의해 만든 작물과 꼭 같이 취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영국이 더 이상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것으로 간주되는 유럽연합(EU) 규정을 따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유전자편집 작물은 소위 기존의 유전자변형(GM) 작물보다 유전자 교체가 훨씬 단순하다. GM작물은 대부분 완전히 다른 외부 종의 유전자를 삽입해 만든 제품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동물들의 DNA를 삽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조적으로 유전자편집은 작물 자체 내에서 유전자를 잘라내어 불과 몇 개월만에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수년에 걸쳐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는 전통적인 교배에 의한 육종 방법에 비해 훨씬 빠른 이점을 갖고 있다.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북아일랜드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채택할지 아니면 철회할지 스스로 결정하게 된다. 영국 조지 유스티스 환경부 장관은 “기후변화에 더 강하고 탄력적인 작물 재배를 돕기 위해 농업 및 환경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전자편집은 자연이 제공한 유전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기술이다. 이 방법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전자편집과 기존의 GM기술을 따로 분리하자는 것”

EU의 규제는 유전자편집 작물을 GM작물과 동일하게 취급할 것을 요구한다. 이 규제에는 광범위한 식품 안전성 시험만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현장 시험을 요구한다. 또한 마지막 장애물은 회원국들이 새로운 품종을 승인하기 위해 투표에 붙이는 일도 포함된다.

이러한 접근법은 생명공학 업체들이 너무 부담스럽고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유럽연합에서는 유전자편집이나 GM작물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영국 정부의 계획은 유전자편집과 GM작물에 대한 법 적용을 따로 하자는 것이다.

관련 과학자와 업계는 환영을 표시했다. 그러나 환경 감시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유전공학 감시단체인 영국 진워치(Genewatch)의 헬렌 월리스(Helen Wallace) 박사는 이러한 움직임을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기준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재배되는 GM작물의 90%는 나비와 개구리에게 해로운 제초제를 뿌려야만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새로운 유전자편집 작물도 전혀 다르지 않을 것이고 같은 환경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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