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체온측정 및 자세 교정 기능도 연구"

애플의 에어팟. [EPA/연합뉴스]
애플의 에어팟.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이 자사의 제품을 활용해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에어팟으로 청각 능력을 보조하고, 체온을 측정하며, 자세를 모니터링하는 등 건강관리 기능을 탑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또 관련 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으로 인지능력 저하와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 자사의 기기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산업에 꾸준히 눈독을 들여왔다.

실제로 애플은 이에 앞서 자사의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에 체온과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어팟과 관련해 애플이 현재 개발 중인 건강관리 기능은 보청기, 체온기, 자세교정 등 크게 세 가지다.

이 가운데 WSJ은 이용자의 청각을 보조하는 기술에 주목했다.

애플은 최근 에어팟프로 모델에 '대화 부스트' 기능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대화 부스트란 가벼운 난청, 청력 손실 등으로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상대방의 목소리를 보다 선명하게 들을 수 있도록 보조하는 기능이다.

WSJ은 애플이 대화 부스트와 다른 보청기 기능을 개발하는지 혹은 이를 마케팅 차원에서 홍보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 기능이 업데이트된다면 에어팟이 중요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WSJ의 주장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센터에 따르면 약 2800만명의 미국인이 가벼운 청력 손실로 불편함을 겪고 있지만 이 가운데 5%만이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중간 정도의 청력 손실을 겪는 약 1200만명의 미국인 중 보청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37%에 불과하다.

존스홉킨스대 청력학자인 니콜라스 리드는 "에어팟의 보청기 기능이 전통적인 보청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면서 "에어팟은 기존 보청기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비슷한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보청기 시장은 소수의 회사가 독점하고 있으며, 보청기 가격은 수천달러에 달한다.

이에 에어팟이 보청기로 활용된다면 치료하지 않기로 선택한 환자들을 포함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당 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는 "해당 기술이 내년까지 도입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상용화되지 않거나, 출시 시기가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중심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온 애플이 에어팟으로 확장하면서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019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류에 대한 애플의 최대 공헌은 헬스케어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WSJ은 "에어팟에 건강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계획은 아이폰과 애플워치 이외의 기기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애플의 야망을 더욱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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