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매입 당시보다 10억달러↑..."3분기 블록버스터급 수익 예상"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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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힘입어 1조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테슬라가 보유 현금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성공적으로 대체하면서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 트레저리`의 데이터를 인용해 "테슬라의 비트코인 자산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구매했을 때 보다 10억달러(약 1조1840억원) 올랐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전 세계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 현황을 집계하는 사이트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에 따르면 테슬라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은 4만3200개다.

비트코인 가격을 코인당 5만8000달러(약 6870만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총 가치는 25억달러(약 2조9600억원)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1조776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앱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테슬라는 약 10억달러의 평가이익을 거둔 셈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으로 전분기 순이익만큼 수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테슬라는 2분기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11억4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순이익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테슬라는 지난 1일 3분기 24만1300만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다고 발표했다"면서 "비트코인 수익까지 고려하면 오는 19일 장 마감 후 공개될 블록버스터급 수익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서비스 회사 파이프 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 애널리스트도 "올해 3분기가 테슬라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인한 평가이익이 테슬라의 재무제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국제 회계기준위원회(IASB)의 규정에 따라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기업은 가상자산 시세가 매입한 가격보다 떨어지면 그 차액을 회계상 손실(손상차손)로 기록해야 한다.

반면 가상자산 가격이 매입가격보다 오르더라도 기업은 가상자산을 팔아 차익 실현에 나서기 전까지는 이익으로 처리할 수 없다.

한편, 현금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대체한 테슬라의 전략이 성공하면서 다른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테슬라 이전에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회사들은 더 큰 이득을 보았다"면서 다른 회사들도 이와 같은 비트코인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에 따르면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약 31억50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는데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65억달러에 달한다.

잭 도시 트위터 CEO가 이끄는 결제 서비스 회사 스퀘어도 비트코인에 2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현재 4억5000만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됐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채굴 기업인 허트8마이닝도 비트코인을 매입해 600% 이상의 이익을 거뒀다"면서 "지난 6월 허트8마이닝은 2022년까지 50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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