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약관 변경에 광고 부문 매출 감소...시간외 거래서 주가 소폭 상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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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전직 직원의 내부고발이 터져 나온 데에 이어 애플의 약관 변경까지 겹치면서 페이스북의 3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둔화했다.

하지만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페이스북은 3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해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날 3분기 매출액 290억1000만달러(약 33조9000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의 예상치인 295억6000만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 52%의 매출 성장률을 훨씬 밑돈다.

이에 대해 WSJ은 "35%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페이스북의 성장세가 크게 꺾인 이유로 주요 매출원인 광고 판매 성장세가 둔화된 점을 꼽았다.

앞서 애플은 지난 4월 iOS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해 애플리케이션(앱)을 처음 실행하면 앱이 이용 기록이나 검색 활동을 추적해도 될지 사용자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 조치로 소셜미디어나 광고주는 광고 효과를 측정하고 잠재 고객을 겨냥한 맞춤형 표적 광고를 하기 어려워졌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은 최대 시장인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해 유럽 등 부문에서 지난 2분기보다 감소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애플의 개인정보 관련 약관 변경이 없었다면 매출이 증가했을 것"이라면서 "우리와 우리 광고주들은 애플 약관 변경에 따른 영향을 향후 분기에서도 계속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매출 성장세가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순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주당 순이익은 3.22달러로, 이를 순이익으로 환산하면 91억90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한 것으로, 시장 기대치 3.19달러를 넘어섰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 각종 서비스의 합계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분기보다 7000만명 늘어난 35억8000만명으로 집계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아울러 이번 실적발표에서 페이스북은 4분기부터 하드웨어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제품을 총괄하는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의 실적을 분리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이 부문에 대한 투자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이 약 100억달러(약 11조654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는 최근 페이스북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은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연구 부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도 메타버스가 차세대 인터넷이자 자사의 새로운 챕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더버지 등 IT전문매체에 따르면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는 현재 1만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의 앱 인프라를 지원하는 기술 조직 다음으로 큰 부서다.

아울러 페이스북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500억달러(약 58조4000억원) 더 늘린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그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1.71% 오른 334.30달러를 기록했다.

WSJ은 "3분기 총 매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20%포인트 이상 떨어졌음에도 페이스북의 주가는 2% 가까이 올랐다"며 "페이스북이 월가의 투자자들로부터 `좋아요`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페이스북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결코 낮아 보이지 않는다.

애플의 운영체제 약관 변경에 따른 디지털 광고 부문 부담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전직 페이스북 직원의 내부 폭로에 이은 정치권의 압박과 언론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맹렬한 비판은 미 의회 청문회를 촉발했고, 페이스북은 13세 이하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앱 개발을 중단해야 했다.

페이스북은 "애플의 iOS 변경으로 인한 지속적인 역풍과 기타 요인을 반영해 4분기 매출은 315억~34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시장 예상치인 348억달러보다 낮은 전망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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