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사무실 근무 필요성 사라져
멀린 아톰뱅크 CEO "주5일제 근무, 구식의 작업 방식"

[아톰뱅크 트위터 갈무리]
[아톰뱅크 트위터 갈무리]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영국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아톰은행이 급여 삭감 없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4일제 근무를 도입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미국 CNN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아톰뱅크는 지난 1일부터 직원들의 '정신적·신체적 안녕'을 지원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4일제 근무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430명의 아톰은행 직원들의 주중 근무시간은 주 37.5시간에서 34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아톰은행은 대부분의 직원이 월요일이나 금요일 중 하루를 쉴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 멀린 아톰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주 4일 근무는 직원들이 열정을 추구하고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건강한 일과 삶의 균형을 구축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사무실 근무의 필요성을 포함해 '현대 직장의 많은 신화'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멀린 CEO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전에는 출근하고, 종일 책상에 앉아 있고, 퇴근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통념이 있었다"며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이러한 통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것은 꽤 구식의 작업 방식"이라면서 "직원들은 이전과 같은 급여를 받고 '3일'의 주말을 즐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주4일제 근무가 근로자들의 삶을 향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슬란드 중앙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2500여명이 넘는 공공 부문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4일제 근무를 도입한 결과, 대부분의 작업장에서 생산량이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되거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 참여한 근로자들은 이 기간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면서 건강과 일, 삶의 균형이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재팬 또한 2019년 주4일제 근무를 시범 적용하는 동안 매출이 4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멀린 CEO 역시 CNN에 "지금까지 생산성이나 고객 서비스 수준이 떨어진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직원들이 새로운 근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멀린 CEO는 "20년 동안 일주일에 5일을 근무를 해오다가 갑자기 4일만 일하게 된다면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 `이 시간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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