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FOMC 회의서 테이퍼링 종료 시기 재논의...매파적 결단 나설지 주목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커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 언급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던 그동안의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파월 의장이 연임에 성공한 만큼 지금까지 유지해온 '비둘기파' 이미지를 벗어던질지 주목된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다음 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11월 연방시장공개회의(FOMC) 정례회의 직후 내년 중순 마감을 목표로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일단 11월과 12월 자산매입 규모를 월 150억달러씩 줄일 계획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표현에서 물러날 시기"라며 "연준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 위기가 도래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공급망 병목 등 주요 악재가 완화되면 자연스럽게 물가도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입장을 급선회한 배경에는 최근 높아진 물가지표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

대표적으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월보다 약 6.1% 급등하며 31년 만에 최대폭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재정 부양과 제로(0)금리 수준의 금융 완화로 시장에 돈을 푼 게 고물가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인상의 기초 작업인 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여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준의 2인자로 꼽히는 리처드 클래리다 부의장은 지난 19일 샌프란시스코 연준 주최 콘퍼런스에서 "12월 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의 속도 증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EPA/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연임을 앞둔 파월 의장의 최대 난제가 '물가 안정'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12월 FOMC 회의에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에 따르면 일부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올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것을 발표한 후 내년 3~4월 테이퍼링을 종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책금리 정상화 일정도 앞당겨 전망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내년 정책금리 인상 횟수를 두 차례로 내다봤지만, 이를 세 차례로 늘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노무라도 당초 1회에서 3회로 확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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