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000억달러 스페이스X, 파산 위기 믿기지 않아"
머스크, 스페이스X 직원들에 동기 부여하기 위한 엄살

일론 머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이끄는 스페이스X 직원들에게 "회사가 파산할 위험이 있다"며 경고했다.

지속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음에도 로켓 엔진의 개발이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30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26일 스페이스X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이메일을 통해 이같이 경고했다.

머스크는 메일을 통해 "랩터 생산 위기가 몇 주 전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며 "내년에는 적어도 2주에 한 번꼴로 스타십 비행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파산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말해 재앙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힘을 합쳐야 한다"고 덧붙엿다.

스타십 우주선은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 탐사용으로 개발 중인 대형 차세대 로켓이다.

스페이스X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남부에서 스타십 우주선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시험하고 있으며, 여러 번 짧은 거리의 시험 비행을 해왔다.

문제는 스타십을 지구 궤도로 쏘아 올리는 데에 필요한 엔진의 수다.

CNBC는 "궤도 발사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로켓에 최대 39개의 랩터 엔진이 필요하다"면서 "엔진 생산의 급격한 증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CNBC는 머스크가 보낸 이메일에서는 최근 엔진 개발 담당자인 윌 헬슬리가 회사를 떠난 것까지 더해지면서 엔진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의 추진력 부문 부사장을 지냈던 헬슬리는 회사를 떠나기 전 이미 로켓 엔진 개발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메일에서 헬슬리가 엔진 개발을 중단한 뒤 경영진이 문제를 파고들었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더 큰 문제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언급한 파산 위기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일종의 엄살로 보인다.

그동안 머스크는 스페이스X는 물론 테슬라에 대해서도 심각한 재정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꾸준히 엄살을 부려왔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해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출범한 초기에 두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모두 기업가치가 0달러가 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선 2013년에도 머스크는 구글이 개최한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해 2006~2008년 스페이스X의 우주선 발사가 3차례 실패한 뒤 스페이스X가 파산 위기에 놓였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CNBC는 "지난달 1000억달러의 가치를 기록한 스페이스X가 진정으로 파산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면서 "머스크가 파산의 위협을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전술로 사용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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