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프로젝트 총괄 데이비드 마커스, 퇴사 선언
"저커버그, 메타버스와 가상자산 결합 생태계 구축에 차질"

메타(옛 페이스북)의 가상자산 총괄 데이비드 마커스. [EPA=연합뉴스]
메타(옛 페이스북)의 가상자산 총괄 데이비드 마커스. [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메타버스를 앞세우면서 사명까지 바꾼 페이스북(현 메타)의 가상자산 산업에 먹구름이 꼈다.

메타의 자체 가상자산의 개발을 진두지휘해온 핵심 임원이 회사를 떠나기로 하면서다.

이에 메타버스와 가상자산을 연결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계획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메타의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데이비드 마커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해 말 회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마커스는 "'노비'를 출시한 이후 해야할 일이 많고, 금융·결제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 어느때보다 열정적이다"면서도 "내 안의 기업가적 DNA가 날마다 그 문제를 무시하라고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팔의 사장이었던 마커스는 2014년 메타의 전신인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당초 메신저 서비스를 담당했던 마커스는 4년 뒤인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결제 관련 일을 담당하게 됐다.

바로 메타의 가상자산 프로젝트 총괄이다.

이후 그는 2019년 6월 메타의 자체 가상자산인 '리브라'를 2020년 중으로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리브라는 달러화 등 기존 법정통화에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페이스북의 플랫폼을 통해 '국경 없는 금융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추진된 리브라는 비자, 마스터카드, 스포티파이, 우버 등 27개 유명 기업들이 지원에 나서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이끌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메타가 주도하는 가상자산이 각국 통화와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잦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에 휘말리면서 세계 각국 정부의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메타는 리브라의 명칭을 디엠으로 변경하면서 이미지 쇄신에 나섰지만, 계속되는 각국 정부의 견제에 실패하게 됐다.

이후 마커스는 올해 10월 디지털 지갑 노비를 선보였다.

다만 노비에는 페이스북의 자체 코인인 디엠은 포함되지 않았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노비는 미국과 과테말라 두 나라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마커스는 노비 출시와 관련해 여전히 디엠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드러내왔다.

당시 미국 민주당 소속의 브라이언 샤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이 저커버그 CEO에게 노비 프로젝트를 즉각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지만, 마커스는 "디엠에 대한 지원은 끝나지 않았다"며 "규제 승인을 받게 되면 디엠과 함께 노비를 출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최전선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이끌어온 마커스가 사임하게 되면서 메타의 미래 계획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마커스의 사임이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의미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고, 저커버그 CEO의 메타버스 비전과 어떻게 부합되는지 불분명하다"면서도 "메타버스와 가상자산을 결합한 플랫폼 시대의 출현은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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