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중간재 및 부품·소재 수입 의존도도 한국이 가장 높아"
"특정국 수입 의존도 줄이기 위해 국내 생산 확대 필요"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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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한국과 미국, 일본 가운데 우리나라가 부품·소재를 비롯한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품목에서 대(對)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20년 기준 부품·소재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한국(29.3%), 일본(28.9%), 미국(12.9%) 순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중간재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한국(27.3%), 일본(19.8%), 미국(8.1%) 순이었다.

2020년 기준 전체 품목으로 보면 전 세계 대중 수입의존도는 14.3%로, 국가별로는 일본(26.0%), 한국(23.3%), 미국(18.6%) 순으로 집계됐따.

전경련은 "한국과 일본, 중국 3개국은 중간재 교역을 매개로 경제 블록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중간재 및 부품·소재에 대한 대중 수입 의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공급망 재구축에 나서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 항생물질, 희토류 등 4대 핵심 품목에서도 한국이 대중 수입 의존도 1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의존도는 한국이 39.5%로, 일본(18.3%)과 미국(6.3%)에 비해 2.2~6.3배 높았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중국 현지공장에서 반도체 물량의 상당수를 전공정(웨이퍼 가공) 단계까지 생산한 뒤 이를 한국으로 수입해 후공정(웨이퍼 절단·포장) 처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터리(리튬이온축전지)의 경우 환경규제에 따른 전기차 보급 확대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따른 전기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은 거의 전량(93.3%)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미국의 배터리 대중 의존도는 각각 66.1%, 43.4%이다.

전경련은 국내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국내 배터리 물량만으로는 수요를 맞추지 못해 중국 공장 생산분을 수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의약품·의약원료품(항생물질)에 대한 한국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52.7%로 미국과 일본에 비해 1.5∼1.7배 높았다.

희토류 등 핵심 금속·소재에 대한 한국의 수입 의존도는 52.4%로 미국과 일본의 1.2∼1.3배 수준이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의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 미 반도체 파운드리 건설 프로젝트 확정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전략 우위 탈환을 위한 핵심품목 공급망 재구축이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올해 미국의 중간선거와 중국의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미·중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한국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공급망 이슈는 산업통상을 넘어 경제안보 의제와 결합해 다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핵심품목에 대한 자국 내 생산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다"며 "한국도 주요품목에 대해서는 중국 등 특정국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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