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핫이슈로 떠 올랐다.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멸공' '콩' '공산당이 싫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발언은 일부에서 정치적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굳이 대선 정국에 그같은 발언을 한 저의는 무엇인가라는 오해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멸공'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 다시 북한의 동해상 미사일 발사 속보 기사를 공유하면서 'OO'을 표기하며 '멸공' 단어를 연상케 했다.

재계 인사들의 정치적 발언은 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실상 금기시 되어 왔다.

그들의 정치적 발언은 기업의 주식 가치 및 존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국내 한 대기업 총수는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는 발언한 것이 화근이 돼 해당 기업이 상당한 고초를 겪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발언도 만만치 않은 파장을 불러왔다.

지난 10일 주식시장에서 신세계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만7000원(6.80%) 하락한 23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7500원(5.34%) 떨어진 13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에 이 두 종목에서만 하루만에 2200억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해 버렸다.

이 돈은 정 부회장의 돈이 아니다. 일반 주주들의 몫이다. 

정 부회장의 발언 한마디에 주주들의 재산이 날아가고 기업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이마트, 스타벅스 등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어 기업의 실적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온라인상에는 "신세계는 다른게 문제가 아니라 오너 리스크가 제일 크다", "오너 자격이 없다", "머스크를 따라하는 건가" 등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하 노조)도 정 부회장 발언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노조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기업인 용진이형은 멸공도 좋지만 본인이 해온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면서 "직원에게는 '고객만족'을 통해 제 1의 가치로 강조 하면서 본인은 하고 싶은말 다하고 사는 '핵인싸' 정용진 부회장"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그룹의 주력인 이마트가 온라인쇼핑 증가와 각종규제에도 직원들의 노력으로 타사 대비 선방하고있는 어려운 환경에서 고객과 국민들께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용진 부회장의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말 '자유인'이며 '핵인싸'이고자 한다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 될 것이나, 본인 스스로 기업인 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주장에 한마디도 틀린 것이 없어 보인다.

한 회사의 CEO라면 주주의 가치 극대화와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신의 주관적인 입장, 특히 정치적 발언으로 주주와 직원들이 불행해진다면 CEO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정 부회장이 진정 회사와 직원, 주주들을 생각한다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언행은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지금과 같은 파장이 계속된다면 기업을 위해서도 또 경제계 전체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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