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커·불러드·에번스 등 연은 총재들 '4회 인상' 한목소리
최악의 인플레 계속...12월 소비자물가 전년보다 7.0%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4회 금리인상론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 속 인물은 찰스 에번스(왼쪽) 시카고 연은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마주한 가운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올해 최소 네 차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필라델피아 비즈니스저널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연내 3~4회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작 시점으로는 오는 3월이 적절하다고 봤다. 그는 "우리 희망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과 매우 탄탄한 고용시장이라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결론은 통화정책의 긴축"이라고 설명했다.

하커 총재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그는 현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3월에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게 나의 예상"이라며 "올해 25bp씩 세 차례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래도)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면 네 번째 인상을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3회 금리인상을 시사했지만, 물가 급등세가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4회 인상을 공개 지지하는 인사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7.0% 상승했다. 이는 1982년 6월(7.1%) 이후 약 39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1월만 해도 1.4%에 불과했지만 4월(4.2%), 5월(5.0%), 10월(6.2%), 11월(6.8%)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필라델피아 연은 홈페이지 갈무리/연합뉴스]

연내 4회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인물은 하커 총재뿐만이 아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도 "3월에 첫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라며 "아마 올해 네 차례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하커 총재와 불러드 총재는 모두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다. 시장이 두 총재의 발언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외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밀워키 비즈니스저널이 주최한 행사에서 "통화정책을 '중립'에 가까운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라며 "올해 최소 2회, 최대 4회의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강하게 믿는다"라고 주장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버지니아주 은행연합회와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높은 물가를 우려하며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우리는 더욱 공격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의 양적긴축 시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자산을 축소해 시장의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하커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린 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양적긴축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22년에 상당한 양의 긴축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준의 부의장으로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인플레이션 사태를 완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브레이너드 지명자는 "우리는 강력한 수단이 있고 인플레이션 억제에 이를 쓸 것"이라며 "자산매입이 종료되는 대로 그렇게 (금리인상을) 할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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