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나는 그녀의 위대한 영혼과 접촉했다네. 그 영혼이 나를 감싸주었을 때, 나 자신이 현실의 나 이상의 존재처럼 느껴졌다네. 다시 말해서,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될 수가 있었던 걸세. 정말이지 그때 나는 내 영혼이 지닌 힘을 남김없이 발휘할 수 있었던 걸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 베르테르의 고백장선윤 호텔롯데 전무는 롯데가의 유일한 3세 여성 경영인이다.외조부 고(故) 신격호 회장의 총애를 받았고 모친인 신영자 전 롯데쇼핑 총괄부사장의 신임 속에 경영 일선에 나섰지만 그 행보는 평탄하지 않았다.한 재계 관계자는 그런 장선윤 전무에게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외조부와 모친의 경영 유전자를 물려받았음에도 독자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기에는 내외 여건이 안정적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창업신화 이면의 '비정한 후계구도'고 신격호 전 명예회장은 일제시대에 태어나 맨손으로 세운 롯데를 한국 대표기업의 하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유재석 : 5년만에 급성장을 이뤘는데, 기분이 어떠신지?김슬아 : 굉장히 신기하죠.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주문이 고작 열다섯 건, 그중 한 명은 저희 엄마고요. 가족을 빼면 실제 고객은 열 명이었던 것 같은데 그 분들이 너무 감사해서 직접 전화를 걸었어요. 어떻게 알고 사셨냐고.6월 10일 케이블 방송 tvN에 방영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진행자 유재석과 마켓컬리(회사명 컬리) 김슬아 대표가 나눈 말이다.‘맞벌이 맘 장보기’ 고민하다 시작한 새벽배송마켓컬리는 2015년 5월 국내 첫 신선식품 새벽배송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이 분야 선두주자를 유지하는 중이다.김슬아 대표는 자신이 이 사업을 시작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한다.식품 유통과는 거의 연결하기 어려웠음을 그의 이력이 말해준다.남달리 공부를 잘 했던 그는 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유명 민사고에 문과 수석으로 입학했다.그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고1 때 부모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현대가 사람들은 모두 왕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기(氣)를 물려받은 사람들인 것 같다."현대기아차그룹의 한 임원이 사석에서 한 이야기다. 자녀들 뿐 아니라 그 자녀들의 자녀들의 경영 행보나 움직임을 보면 정 전 명예회장를 꼭 빼닮았다는 의미다. ◇ '정주영 정신' 물려받은 현대차의 장녀지금으로부터 2100년 전 '사기'를 쓴 사마천은 '열전'의 '화식(貨殖)' 편에서 당대에 부를 쌓아 명성을 남긴 인물들의 사례를 남겼다.이들을 두루 살핀 뒤 사마천은 "현명한 사람만이 부를 크게 쌓을 줄 알고 크게 사용할 줄 안다"고 했다.사마천은 또 이렇게 덧붙인다."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거든 나무를 심고, 100년을 살려거든 덕행을 베풀어야 한다."가령 노나라 조 땅의 병씨는 대장장이였지만 행상으로 거부가 되어 누구에게나 돈을 빌려주었다.제나라 귀족 조간은 노예를 신임하여 부자로 만들어주었고, 선곡의 창고관리 임씨는 몸에 밴 검소함으로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앞으로 네이버를 이끌 한성숙 총괄 부사장을 소개합니다."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의 말에 장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016년 11월22일 오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커넥트 2017' 행사에서 마치 신데렐라처럼 등장했다.시가총액 27조원, 코스피 순위 6위에 달하는 공룡 기업을 이끌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으로 공식 선포되는 순간이었다.당시까지만 해도 IT(정보기술) 대기업들이 관례처럼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했기에 그날 발표의 파장은 컸다.소개를 받은 뒤 한 부사장도 예상 못했다는 듯 "정신이 혼미하다"고 말했을 정도다.그러나 사장 선임 발표에 '정신이 혼미했다'고 말한 것은 그냥 인사치레에 불과했다.한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기술과 사용자를 연결하겠다"며 네이버가 포털의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기업으로의 변화를 예고했다.한 대표는 이어 네이버를 이끌 차세대 키워드로 '개인이 성공을 꽃 피우는 기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메리 케이 애쉬는 오늘날 미국인들로부터 높은 존경을 받는 몇 안 되는 여성 사업가 중 한 사람이다.남편과 결별하고 아이 셋 키우느라 25년 동안 외판사원으로 '일벌처럼' 일하던 애쉬는 1963년 단돈 5000달러로 메리 케이 코스매틱스라는 화장품 회사를 만들어 일약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애쉬가 이 회사의 상담사 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해 한 호텔 복도를 걸을 때였다.멀찌감치 두 여성이 낮은 목소리로 대화하고 있었는데 이를 보던 그녀가 달려가서 대뜸 말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제가 뭘 좀 도와 드릴까요?"세미나에는 이름표를 달도록 했는데, 이들은 그걸 잃어버린 것이다.애쉬는 즉석에서 문제를 해결해주고 계속 걸어갔다.지켜보던 남자 사원이 말했다."정말 대단하세요. 그분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어떻게 아셨죠? 저희는 그냥 지나쳤는데…"애쉬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여성들은 사람들이 보내는 미묘한 신호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서 남성들이 무심코 지나쳐 버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국내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 초대 여성경제인협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첫 여성 부회장. 50년 한국 기업사상 여성으로서 전인미답의 길을 걸었던 애경 장영신 회장에게 따라다니는 최초 수식어의 일부다.전업주부였던 장 회장은 막내 아들을 낳은지 사흘 만에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경황중에 경영전면에 나서게 된다. 당시(1972년) 연 매출 49억원 짜리 회사는 30년 뒤 매출 1조원의 그룹으로 성장했다.애경은 2019년 현재 기업집단(재벌) 순위 58위, 자산과 매출 총액 모두 5조원을 넘는, 4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항공산업까지 진출한 대기업이다. ◇ 하인리히 슐리만을 꿈꾼, 억척스런 유학생장 회장은 1936년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서 출생했다.부친 장희근씨와 모친 문금조씨의 3남 2녀 중 막내로, 형제자매들이 모두 공부에 일가견이 있었는데 영신은 특히 수학을 잘했다.경기여고 2학년 때 미국 유학시험에 붙자 장학금을 주는 대학을 찾다 이공계 특전을 주는 체스트넛힐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나는 어디선가 그저 맥없이 머뭇머뭇하면서 어쩔 줄을 모를 뿐이었다. 얼빠진 사람처럼 그저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면서… 나는 어디로 들입다 쏘다녔는지 하나도 모른다. 다만 몇 시간 후에 내가 미쓰꼬시(백화점)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소설가 이상의 '날개' 중) 일제 강점기 난해한 작품들로 주목받은 시인 겸 소설가 이상의 대표적인 작품 '날개' 속에 등장하는 '경성 미쓰꼬시 백화점'은 신세계 백화점의 전신이다.해방 후 귀속재산이 되어 동화백화점으로 영업하다 조선방직과 동방생명을 거쳐 1963년 삼성에 인수되면서 지금의 '신세계'로 이름이 바뀌었다.고(故) 이병철 회장은 자서전 호암자전(나남, 349쪽)에서 신세계백화점에 대해 "당시 우리나라에서 백화점은 말뿐이고 직영방식은 전무했으며 내용상 진열장을 임대받은 상인들의 집합체에 불과했다"고 술회했다. 사정이 그러해서인지 후일 부친 이병철 회장이 백화점을 막내딸 명희에게 물려주려 하는데
여성의 사회 진출이 일반화되고 그 영역과 비중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재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남성 위주의 잣대로 기업인들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고 있지는 않을까.재계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은 어떤 기여를 해왔고, 또 하고 있을까.뉴스퀘스트는 이런 반성과 질문을 토대로 한국 기업사에 이름을 알렸거나 현역으로 활약 중인 주요 여성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경영능력을 비교 분석하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재계를 이끌어 온 여성 가운데 실존하는 '전설'을 꼽으라면 단연 손복남 CJ그룹 경영고문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전 관장 두 사람을 들 수 있다. 먼저 손복남 고문은 시아버지 고(故) 이병철 회장의 눈 밖에 난 남편을 대신해 삼성으로부터 CJ그룹을 독립시켜 오늘에 이르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홍라희 전 관장은 튀지 않는 행보로 이건희 회장을 내조했고,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 와중에도 내외의 의혹을 잠재우며 삼성그룹 후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