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작가 7인 작품 및 포도뮤지엄 자체 기획 5개 테마로 구성
대중 눈높이 맞춘 기획...개막 두 달여만에 누적 관람객 2만 넘어
김희영 총괄디렉터 "사회 갈등 치유에 문화적 역할·중요성 인식"

[포도뮤지엄 제공]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열린 문화공간' 포도뮤지엄(PODO museum)에서 열리는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전(展)이 개막 두 달여만에 누적 관람객 2만명을 넘어섰다.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 포도뮤지엄 기획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는 ‘디아스포라(diaspora)와 세상의 모든 마이너리티(minority)’를 주제로 한 전시다.

전시는 다양한 사연으로 터전을 떠나 낯선 곳에 살게 된 이주자들과 소수자들이 처한 소외에 공감하고 모두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서 고찰해 볼 것을 제안한다.

전시는 국내외 작가 작품들과 티앤씨재단이 기획한 테마 공간으로 구성됐다. 참여 작가는 이배경, 리나 칼라트(Reena Kallat), 알프레도 & 이자벨 아퀼리잔(Alfredo & Isabel Aquilizan), 강동주, 정연두, 요코 오노(Yoko Ono),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등이다.

개막 초기에 관람객이 몰리는 일반적인 전시와 달리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는 기간이 지날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전시 주제가 주는 의미와 작품에 매료된 관람객들의 '입소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전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거운 주제를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낸 기획에 있다는 평이다. 또 어려운 현대미술을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과 해설로 호응과 공감을 이끌어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앤씨재단은 작품을 단순히 배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시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영상 및 설치 미술 5점을 직접 기획했다. 개별 작가 작품들 사이 사이에서 전시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작품들이 하나의 스토리로 쉽게 연결되도록 전시장 전체를 또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관람객들이 신체 능력, 나이, 언어 등의 차이로 겪는 불편함 없이 모두가 전시를 즐길 수 있게 배려한 점이다.

시각장애가 있는 관람객에게는 목소리로 작품을 상세히 묘사하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음성 안내와 어린 아이가 친구에게 말하듯 작품을 쉽게 설명하는 어린이용 오디오 가이드를 포함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음성 안내를 제공한다.

포도뮤지엄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대중적인 미술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 문제를 공감하고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 기획했다"며 "포도뮤지엄은 전시뿐 아니라 전문가 강의, 콘서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열린 문화공간"이라고 말했다.

[포도뮤지엄 제공]

포도뮤지엄에서는 전시는 물론 다양한 문화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포도뮤지엄 뒤뜰에서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배희관 밴드와 피아노 치는 소리꾼 고영열을 초청해 ‘살롱 드 포도(salon de PODO) 달빛 소풍’ 콘서트도 그 중 하나다.

콘서트는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과 외국인 유학생을 초청해 도민, 여행객들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 콘서트장을 찾은 400여명의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포도뮤지엄 김희영 총괄디렉터는 대표직을 맡고 있는 티앤씨재단을 통해서도 사회적 인식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티앤씨재단은 매년 포도뮤지엄 전시 주제와 맞는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올해는 오는 11월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인류학자, 진화생물학자, 미디어학자, 종교학자 등을 초빙해 콘퍼런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희영 총괄디렉터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치유하는데는 문화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 경계를 짓는 대신 서로를 포용하는 공감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