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마지막 날 5만1800원까지 내려갔다가 5만3100원에 마무리
"PBR 0.94배 적용 땐 4만6300원까지 하락" vs "매수를 저울질할 시기"
"내년 메모리 업황 다운사이클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 낼 것"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국민대장주’로 불리며 너나 할 것 없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삼성전자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한창 불타올랐던 지난 2021년 1월 9만원대를 찍으면서 ‘십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던 삼성전자가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 흔들리고 있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52주 기준 최고가(8만500원)에 훨씬 못 미치는 5만3000원대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목표 주가를 낮추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추세 및 이에따른 달러 강세, 경기 둔화 우려 등을 고려했을 때 최저 4만 600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 마지막 주식시장이 열린 30일 장 종료 직전 반등하면서 5만3100원에 마무리됐지만 장중 한때 52주 신저가인 5만 1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퇴직 후 일부 여윳돈을 지난 7월 삼성전자에 투자한 A씨는 “6만원이 바닥인줄 알고 들어왔는데 지금 보니 지하실이 더 있었다”라며 “벌써 10% 가까이 손실을 보고 있는데 5만원대조차 위태로운 걸 보면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주린이’라고 불리며 삼성전자에 투자한 주식 초보자들의 심정도 마찬가지다. 

직장인 30대 여성 B씨는 “삼성전자가 망하면 곧 우리나라가 망하는 것이니 제일 안전한 종목이라는 생각으로 투자했다”며 “최근 예금 이자가 오르는 걸 보면 그냥 은행에 넣어둘 걸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전자가 국민대장주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투자금을 넣었기 때문이다.

9월 한 달 동안에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약 1조 9000억원, 3200억원을 팔아치운 반면에 개인 투자자는 약 2조 2000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 주가 그래프. [캡처=김민수 기자]
삼성전자 주가 그래프. [캡처=김민수 기자]

증권가에서는 내년 1분기가 돼야 삼성전자 주가 추세가 상승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대부분 목표 주가를 낮추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액 79조원, 영업이익 12조 3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12조 9000억원)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눈높이는 많이 낮아져 있지만, 2023년 실적 눈높이도 추가적으로 하향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최 연구위원은 세트(스마트폰, TV 등) 판매 둔화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지목했다.

그는 “3년 동안 지속된 반도체 상승 싸이클은 역사상 최대 수준의 재고 부담을 발생시켰다”며 “상승 싸이클이 길었던 만큼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매출액 79조 1000억원, 영업이익 12조 7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13조 6000억원)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4만 6300원 수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전고점인 9만 6800원에 비해 약 46%나 하락한 상황”이라며 “최악의 상황에서 역사적 최저점 배수인 0.94배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4만 63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2%대로 잡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에 바뀐다면 다른 주요 국가들도 기준금리 인상 또는 금리 인하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송명섭 연구원은 “미국 ISM 제조업 지수는 미국의 정책 금리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며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내년 1분기 중에 회복되기 시작한다면 이는 내년 3분기부터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 실적 개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하반기부터 감지된 IT 제품의 수요 급감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운 구간을 지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삼성전자 실적이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다운사이클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PBR 1.12배로 역사적 밴드 하단에 근접해 있어 매수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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