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재무구조, 양호해도 너무 양호해!

[트루스토리] 이강욱 기자 = 포스코의 성장전략이 철강에서 에너지와 소재 사업으로 확대하며 자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와 소재 분야 자회사들이 앞으로 포스코 성장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리라는 분석이다.

일단 포스코의 성장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경쟁력 있는 철강사업을 기본으로 철강과 연관성이 깊은 에너지, 소재를 주력 성장사업으로 하고 있고 ▲철강산업의 수익악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철강업체중 양호한 재무구조와 EBITDA 창출 능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고로에 사용되는 원료탄의 전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COG(Coke Oven Gas)를 활용해 발전을 하고 있었으며, 최대 민간 발전소인 포스코에너지(한국종합에너지㈜)를 인수했다. 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에 피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2010년 광양 부생복합발전소 1,2호기와 2011년 인천 LNG복합화력발전 5, 6호기의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국내에서 포항부생복합발전소 1,2호기(300MW) 및 인천 LNG복합화력발전소 7,8,9호기(1200MW)를 건설중에 있고,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부생복합발전소(200MW)와 베트남 화력발전소(1200MW)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0년 8월 에너지사업의 또 다른 축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말부터 동사가 지분 51%를 보유한 운영권자인 미얀마 가스전 A-1광구에서 천연가스 생산을 시작했다. 국내기업으로서 해외 자원개발사업에 운영권자가 되는 것은 대우인터내셔널이 처음이며, 향후 2020년까지 E&P사업 및 해외 발전사업에 총 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에너지사업에서 민간 발전사업자인 포스코에너지와 E&P사업을 영위하는 대우인터내셔널을 활용해 Upstream과 Downstream을 동시에 추진할 뿐만 아니라 해외 에너지 개발 및 발전시장 참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사업은 포스코가 철강 생산과정에서 필요한 부원료와 발생한 부산물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투자비 부담이 크거나 사업의 리스크가 큰 경우 포스코가 직접 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은 높이고,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해외 광물자원 개발이나 SNG(Synthetic Natural Gas: 천연합성가스)와 같이 투자비 부담이 큰 경우와 부생가스를 활용한 BTX사업, 그래핀, 리튬 등과 같이 장기간에 거친 투자와 기술확보를 필요로 하는 사업은 계열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함으로써 소재사업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반면 제철소내 화성공장을 포스코켐텍에서, 마그네슘 제련공장과 페로실리콘공장을 포스코엠텍에서 위탁운영함으로써 계열사 소재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한다.

포스코켐텍은 화성공장에서 발생한는 부산물인 콜타르로 침상코크스와 등방흑연블록, 인조흑연 등의 탄소소재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데, 필요한 기술력은 일본 미쓰비씨(화학) 및 도카이카본과의 JV를 통해 확보했다. 일본업체 입장에서는 포스코에서 발생하는 양질의 콜타르에 주목해 기술 제공을 결정했다. 포스코켐텍은 포스코로부터 안정적인 양질의 콜타르를 제공받고, 일본업체들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해 탄소소재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포스코엠텍의 소재사업은 기존 알루미늄탈산제와 페로몰리에서 마그네슘제련공장 및 페로실리콘공장 위탁운영 등 포스코 철강생산에 필요한 부원료 공급에서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고부가가치제품 비중을 높이고 있는데 이에 필요한 부원료 구매의 외부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포스코엠텍에 성장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포스코엠텍은 이를 기반으로 도시광산사업과 희유금속 생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하고 있다.

소재사업은 현재의 핵심사업인 철강은 물론 수확단계에 접어든 에너지사업과 비교해 이익규모가 작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포스코에서 필요한 부원료와 철강생산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사업을 기반으로 탄소소재, 희유금속 추출, 비철금속제련 등의 사업으로 확대되며 미래 성장사업으로 부각될 것이다.

포스코 성장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은 두 번째 이유는 포스코의 EBITDA(감가상각전 영업이익) 창출 능력이 유지되고 있고, 재무건성이 글로벌 철강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EBITDA는 2010년 8조원을 웃돌았으나 세계 철강경기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2012년 6조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글로벌 철강업체중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수익성과 EBITDA 창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높은 EBITDA 수준은 곧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0년~2012년 3년간 포스코가 창출한 EBITDA는 22조원으로 같은 기간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NSSMC(신닛데츠스미킨)의 EBITDA 15조원보다 많았는데, 이 기간 투자비도 포스코가 NSSMC대비 15조원 많았다. 수익창출 규모가 줄면 투자비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포스코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은 글로벌 철강업체로서의 생존과 성장에 유리한 조건이다.

한편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최근 ‘BBB+, Negative(S&P)’로 하향조정 되었다. 세계 철강산업의 부진과 아시아지역에서의 경쟁심화, 그리고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신용등급 하락 이유였다. 그러나 신용등급 하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철강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2012년말 기준 부채비율도 87%로 양호하다. 따라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용등급 하락우려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의 성장투자는 현금흐름 내에서 내실 있게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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