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순환도로 1구간 ‘맥쿼리’, 재정지원금 1393억원 챙겨...광주시 ‘부글부글’

 
[광주=트루스토리] 이민호 기자 = 제2순환도로1구간 사업자인 ‘맥쿼리’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재정지원금 1393억원을 챙겨갔고, 2013년 이후에도 5249억원의 시민혈세를 추가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이 광주시로부터 나왔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제2순환도로 1구간은 수익형(BTO)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업체가 투자비와 수익, 운영비를 통행료로 충당하고, 실제 통행수입이 예측 통행수입에 미달할 경우 80%까지 광주시가 보전해주는 MRG(최소운영수입보장) 방식으로 ‘맥쿼리’와 협약이 돼 있다.

이로 인해 ‘맥쿼리’는 그 동안 광주시에서 막대한 재정지원금을 가져갔고, 같은 방식으로 전국 11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큰 이익을 얻고 있으면서도 ‘맥쿼리’는 관리운영 법인인 광주순환도로투자(주)의 자본구조까지 임의로 변경해 법인의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MRG제도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민간투자사업 추진이 불가능하게 되자, 부족한 사회간접시설 건설에 민간투자 유치를 위해 정부가 일정부분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로 1998년 민간투자법 개정됐다.

하지만, 이 제도는 고도성장기인 1980년대 중반에 수립된 도시기본계획의 과다지표로 인해 교통량의 과다 수요예측과 ‘맥쿼리’와 같은 투기성 자본이 의도적으로 손해를 발생시키는 등 민자 사업자에게 유리한 저위험-고수익구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MRG 제도는 수요량을 과다하게 추정한 민간사업자의 도덕적 해이와 함께 무책임한 경영으로 국가-지방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민간투자사업의 문제점 개선을 위하여 2006년 MRG 수준을 축소(80~90%/30년 → 65~75%/10년)운용해 오다가, 2009년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제도를 완전히 폐지했다.

하지만 2006년 이전 시행한 대부분의 민간투자사업은 불합리한 MRG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각 자치단체는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맥쿼리’가 지분을 매각한 서울시 도시철도 9호선 등은 건전한 투자자를 통하여 MRG방식에서 비용보전방식(standard cost support : 운영수입이 표준운영사업비<운영비용, 최소의 이자 및 원금, 법인세 최소화>에 미달 시 지원, 초과시 환수)으로 실시협약을 변경해 시민의 혈세를 절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그간 제2순환도로 1구간 민간사업자인 ‘맥쿼리’와 재협상을 통해 MRG를 완화하는 등 시민혈세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하여 왔으나, 오히려 ‘맥쿼리’는 MRG 제도를 악용해 임의로 자본구조를 변경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등 사회기반시설의 공공성을 도외시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시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에 광주시는 ‘맥쿼리’에게 자본구조를 당초대로 원상회복 하도록 명령하여 법원에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지분을 100% 갖고 있는 맥쿼리가 임의로 자본구조를 변경하자 광주시가 이를 원상회복할 것을 명령한 것. 맥쿼리는 이에 불복하고 소송에 돌입해 법원은 1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광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제2순환도로 1구간의 MRG제도는 통행수입이 부족해 사업자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는 경우, 즉 협약에서 예정한 추정사용료 수입에 미달해 운영이 어려울 경우 광주시가 재정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에 따르면 ‘맥쿼리’는 임의로 자본금을 줄이고(29.91%→6.93%) 고이율(10~20%)의 대출금을 늘려 법인의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고, 도로의 서비스 질 개선에는 등한시 하는 등 민간투자법과 실시협약에서 정한 MRG지급의 기본취지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동안 MRG 민간투자사업은 ▲부적절한 수요(통행량)예측에 따른 주무관청의 MRG 지급 ▲자본구조 변경에 의한 대주주의 이익 챙기기 등으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다.

광주시는 “부적절한 통행량 예측은 사업자와 협의해 합리적인 수요예측시스템에 의해 개선하고, 투기성 자본구조변경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구조 원상회복 감독명령이 행정소송에서 승소해 정당성을 인정받으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MRG 사업자가 비정상적인 사업운영을 통해 시민의 혈세를 빼돌리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라며 “이번 행정소송에서 반드시 승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맥쿼리는 “자본구조 변경은 자유로운 경영활동”이며 “도로의 관리운영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항소심에서도 맥쿼리가 패소할 경우 서울지하철 9호선에서 철수한 것처럼 광주 제2순환도로에서도 손을 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맥쿼리가 제2순환도로에서 철수하고 광주시가 투자금액의 80%에 인수하게 되면 통행요금 인하와 함께 오는 2028년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할 4880억원의 이자도 절약하는 등 재정적인 이익을 보게 된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